[에로비안 나이트] 분별력이 사라진 유성 'G9'
기사입력 1996년 05월 30일 15시 32분
사람은 밥을 먹고 살고/ 자동차는 기름을 먹고/ 별은 어둠을 먹고 살고….
한 외국 시인의 시구절이다.
오늘은 시인의 별이야기를 해 볼까?
이제 에로비안 나이트에서 별얘길 다 하는 구나!
별 중에는 별의별 별이 다 있는데 그 밝기가 세기로는 단연 스타 중의 스타
전직 왕별이다. 그러나 왕별 두 개가 감옥에 갇혀 빛을 잃었는데도 밤하늘은
별 변동없이 빛나고 있으니 애초에 그 별들은 별볼 일 없는 별이 아니었을까….
우주의 한 귀퉁이에서 두 별이 만나 이런 넋두리를 늘어 놓는다.
유성:반갑습니다. 미스터 혜성!
혜성:아! 찔렸어요.
유성:미안합니다. 악수를 한다는 게…. 사람들이 우리 별을 이렇게 날카롭게
그려 놔서….
혜성:밤송이나 성게처럼 그리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지요. 그나저나 어디서
오셨수? A,B,C 우주의 어느 구역이 당신 고향?
유성:C구역 8번에서 왔지요.
혜성:C8!
유성:이름도 싫었고 또 우리 별엔 `'이 모든 유성의 으뜸이라며
지배를 하고 있어요. 웃을 일이 없어도 웃어야 하는 것이 싫어서 탈출을 했지요.
혜성:애초 그 별은 G구역 9번으로 편성돼 있었어요!
유성:오, G9! 맞아요. C8보단 원래의 이름 G9가 좋아요. 이 이름에서는 오래
견디는 `지구력'이 느껴져서 좋아요.
혜성:분별력이 있어 보이는 별이던데…. 살기가 나쁜가요?
유성:분별력요? 분별은 맞아요. 똥분, 똥별이죠! 담배연기 내 뿜는 것으로
부족해 자동차도 심한 방귀를 뀌어대구요, 공장에서는 엄청난 매연을 윽어요.
그냥 놔 두질 못해 강은 막고 산은 깎고 바다는 메우고…. 그들은 자기보다
약한 개 소 돼지 개구리 뱀을 잡아 먹고 아니 심지어 사람을 죽이기도 해요.
살인과 강간을 일삼아요.
혜성:강간은 또 뭐야?
유성:돈이나 사랑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의 성을 갖는 거죠.
혜성:햐아! 고 거 재밌겠다! 나두 C8 아니 G9에나 가 봐야 겠다.
유성:슬프다. 여기도 미친 별이 있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