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제] 동성동본 커플 늘어 '비극'
기사입력 1996년 05월 30일 15시 17분
## 학부제-이름 가나다순 반배정 원인 학부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동성동본 CC가 늘고 있다. `PC'(Pained couple) 또는 `SC'(Sad couple)로 불리는 이들 커플은 학부제가 낳은 안타까운 비극의 하나. 이는 한 학부에 300명에서 700명에 가까운 학생이 이름의 가나다 순으로 반배정을 하는데서 기인한 것. 한반은 대략 40명에서 60명 사이로 3분의 2이상이 같은 성씨라는게 학부생들의 주장이다. 김씨나 이씨의 경우, 한반 전원이 동성인 경우도 있다고.
1학년이라 시간표도 대부분 비슷비슷해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다는 것도 `PC'`SC' 탄생을 낳는 요인의 한가지. 대학생 우승우군(외국어대 상경학부 1년)은 "따지고 보면 고모, 누나, 심지어 할머니까지 모두 한반에 모여 있어 씨족부락 같다"며 "족보를 따지다 친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동성동본의 비극을 피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일찌감치 다른 반이나 타대학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한다. 같은 반 이성에게는 애초부터 눈길한번 주지 않고 성이 다른 이성과 미팅 또는 소개팅으로 만나 건전한(?) 데이트를 꾀한다는 것. 한편 비극의 위험이 없는 여대나 애당초 과커플의 확률이 적은 공대에서는 CC의 불황기를 맞아 더욱 짝짓기에 열올리는 모습. 김소형양(신방과 3년)은 "올 1학년들은 예년에 비해 더욱 미팅이나 소개팅 건수가 많은 것 같다"며 "동성동본 커플을 꺼리는 남녀공학 학부생들의 미팅 제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나다순 반배정의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내년부터는 키순이나 생일순으로 반배정을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큰 호응은 얻지 못하는 형편이다. < 주현주 명예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