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CNN]월드컵 커피숍 등장
기사입력 1996년 05월 28일 16시 42분
**'2002년 코리아' 축하차를 마신다 **2002골 넣기대회 손님 북적 **골넣은 손님에 향수등 선물 `커피점 안에 웬 축구장?' 2002년 월드컵 유치 열기가 뜨거워질대로 뜨거워진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커피점이 매장 한 편에 축구장을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커피점은 서울 왕십리 부근 시사카페 `CNN'.
120여평에 이르는 이 커피점은 28일부터 매장 한 편의 탁자와 의자를 치워버리고 40여평 규모의 축구장을 설치, 손님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축구장 개장은 오는 31일까지.
전시용이 아니다. 손님들이 직접 공을 차며 월드컵 유치를 기원할 수 있도록 했다.
손님들은 골대로부터 10m 지점에서 공을 차넣는다. 골 키퍼는 마네킹.
커피점측은 골인을 시키는 손님들에게는 휴대용 향수, 마스코트 등 선물도 한다.
특히 여자 손님에게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축구장 개장 첫날인 28일, 낮 12시-.
한국축구가 세계 최강팀인 AC에 이어 전날 를 4대0으로 대파시키면서 월드컵 유치 열기가 한껏 달궈진 탓에 공을 차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일찌감치 점심식사를 끝낸 인근 생 등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은 벌써 입소문을 들었는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CNN'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슈윳-."
"골 인!"
자리에 앉지도 않은 젊은 손님들은 주문한 커피가 테이블 위에서 식는줄도 모르고 공 차넣기에 여념이 없었다.
줄서기를 한 손님들 가운데 일부는 새치기 문제로 종종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평소 축구공을 차볼 기회가 없어서인지 남자들보다 오히려 여자들이 극성이다.
하이힐 벗어던지기가 예사고, 미니스커트가 펄럭이는 것도 `나 몰라라'다. 청바지를 걷어올려 각선미를 선보이는 신세대 여성들도 있다.
즉석에서 내기게임을 하는 남녀커플들도 적잖다.
골대 위에 걸려있는 `월드컵 유치 염원 2002골 넣기 대회'라는 플래카드도 분위기를 더욱 북돋운다.
`CNN'의 주인 이일안씨(41)는 "매장 한편을 축구장으로 만들어 매상이 좀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월드컵 유치만 된다면 조금도 섭섭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작은 선물이기는 하지만 2002번째로 축구공을 차는 손님에게는 기념으로 축구공도 선물할 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