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2]이종범 '홈런 안 반갑다'
기사입력 1996년 05월 25일 14시 32분
`의 방망이를 반토막 내라.'
해태가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비책은 이종점이 홈런을 치지 않는 것.
홈런이 야구에서 가장 호쾌한 것이라고 하지만 해태에 이종점의 홈런은 극약과 다를 게 없다.
24일 전주 쌍방울전은 홈런이 해태에 얼마나 해로운가를 증명한 경기.
해태는 1회초 `단군 이래 최고의 1번' 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분좋게 선취점을 뽑았다.
쌍방울 선발 김원형은 팔꿈치가 아파 공을 제대로 뿌리지 못하는 상태.
이 홈런으로 식욕을 잔뜩 돋구워 놓은 데다 상대투수 공까지 밋밋하게 들어오니 해태타자들은 `군침'을 흘리며 타석에 나섰다.
타구마다 외야로 나갔다.
그러나 치솟기만 할 뿐 거리는 나지 않았다.
9회까지 플라이 아웃이 무려 15개.
결국 해태는 4안타만 친 채 3대8로 쌍방울전 3연패에 빠졌다.
올들어 의 홈런은 5개.
해태는 이 홈런 친 경기에서 2승3패를 기록했다.
홈런의 멋은 주자를 좌악 깔아놓고 한방에 대량득점을 하는 데 있지만 의 홈런은 모두 1점짜리.
차라리 `4구=2루타 또는 3루타'인 이 짧은 안타나 4사구로 출루한 뒤 도루를 하는 게 해태로서는 훨씬 보탬이 된다는 결론이다.
"홈런을 노린 적이 없어요."
은 홈런이 `과실'이라고 말하니 플라이급 치고 주먹 맛이 매운 게 유죄인 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