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비탈리 부인 이리나
기사입력 1996년 05월 17일 17시 26분
**초등학교 체조코치 '화려한 외출'
`비탈리 부인의 화려한 외출.'
올시즌 국내 프로축구판에 뛰어든 외국용병은 약 40여명.
그중엔 총각선수도 많지만 결혼한 선수도 적지 않다.
또 가족과 생이별을 한채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혈혈단신 건너온 선수가 있는가하면 가족을 한국에 불러들여 함께 생활하는 선수도 있다.
기혼자 외국용병중 가장 미녀부인을 둔 선수는 누구일까.
축구인들은 주저없이 전북 다이노스의 `우크라이나 특급' 비탈리(26)를 꼽는다.
비탈리의 부인은 구소련(84~89년)과 우크라이나(90~93년) 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미모의 파라흐네비치 이리나(23.우크라이나).
그녀는 빼어난 맵시와 출중한 외모 못지않게 87세계선수권대회, 93년 미국 유니버시아드 금메달리스트로 체조 실력에 관한한 세계적인 선수다.
특히 2단 평행봉에서 마지막 뛰어내릴때 3번 비틀기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여 `이리나 묘기'라는 명칭이 아직도 통용될 정도다.
지난 93년 현역 은퇴후 지도자생활을 하던중 이리나는 지금의 남편 비탈리를 만나 그해 결혼에 골인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비탈리가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2살된 아들과 함께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이리나의 동양진출 소식이 알려지자 과 한국체조협회는 이리나를 국가대표코치로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교섭전을 벌였으나 그녀는 남편의 내조를 위해 거절했다.
전북 연고지인 전주에 살림을 차린 그녀는 말도 이웃도 설기만한 낯선 타향에서 두살바기 아들의 재롱만 보고 집에 있기에는 너무 답답했다.
게다가 남편은 잦은 원정경기로 집 , 비우기가 일쑤였다.
그러던 차에 전북체조협회로부터 "초등학교 코치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지난달 3일부터 이리초등학교 코치로 일주일에 3일 하루 4시간의 강의를 시작했다.
선수시절의 녹화 비디오를 직접 들고와 어린 선수들에게 보여줄만큼 열성인 그녀 덕에 학교나 전북체조협회 관계자 들은 벌써부터 국내정상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설레고 있다.
그녀가 받는 월급은 약 1천2백달러(한화 약 96만원).
국가대표 코치로 3천5백달러(2백80만원)를 제의받은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보수지만 이리나는 "일하는 맛에 합니다"라며 싱그럽게 웃어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