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봉철-아픈만큼 성숙
기사입력 1996년 05월 17일 14시 55분
**2군서 집중력 훈련 …1군 복귀후 변신 아픈 만큼 성숙해진 것일까. 그동안 `뺀질이'라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별명을 들어오던 삼성 동봉철(26)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푹 썩고 왔지요."
16일 대구 현대전에서 지난달 29일 이후 18일만에 1군에 올라온 동봉철은 그간의 말못할 서러움을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동봉철이 2군에 내려간 이유는 집중력 부족.
감독은 당시 "도무지 타석에서 진지한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팀이 4연패에 허덕일때 다시 모습을 나타낸 동봉철은 얼마전과는 사뭇 달랐다.
동봉철이 이날 현대전 4타석에서 맞은 투구수는 모두 28개.
한 타석당 평균 7개의 공을 상대투수에게 던지게 만든 것이다.
비록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타점없이 3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팀이 4연패에서 탈출하는데 단연 보이지 않는 1등공신이다.
4회말 2사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현대 선발 전준호는 동봉철에게 무려 14개의 공을 던진 뒤 힘이 눈에 띄게 떨어져 결국 역전의 빌미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뒤 백감독은 "우리팀 선수가운데 동봉철이 타석에서 가장 진지했다"며 "그동안 많은 생각을 한 모양"이라고 흐뭇해 했다.
돌아온 `뺀질이' 동봉철로 인해 삼성타선이 아연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