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래 - 실력으로‘보은’맹세
기사입력 1996년 05월 15일 16시 02분
##9게임 정지‘족쇄’풀고 대표 재기용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골사냥꾼' (26.전남)의 요즘 심경이다.
완연한 봄이건만 지난달 10일 과의 광양경기서 발생한 불미스런 사건으로 발이 묶여버린 그는 여전히 겨울 벌판에 서있는 기분이다.
9경기 출전정지.
프로축구 14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혹했다는 징계를 통보받았을 때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억울하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러나 징계를 통보받을 때의 심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소리없이 무너지는 팀을 관중석 한켠에서 지켜보는 일은 그에게는 차라리 고문이었다.
그날 이후 선수전원이 머리를 짧게 깎으며 각오를 다졌건만 아무래도 역부족이었고 결국 전남은 아디다스컵에서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수원 삼성과의 광양 홈경기때 관중석에 나붙은 플래카드를 보고 는 그만 울어버렸다.
`우리는 가 미치도록 보고싶다.' `상래오빠 힘내세요.'
한순간의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자신이 그토록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그러기를 달포. 눈에 띄게 말수가 줄고 어깨가 처져있던 그에게 지난 13일 뒤늦은 화신(花信)이 날아들었다.
16일 국가대표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박종환 감독이 그를 대표팀 캠프로 불러들인 것이다.
그리고 오는 19일 부천 과의 광양 홈경기부터는 그라운드에 다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사면설(赦免說)까지 돌았다.
"저의 과오를 용서하시고 다시 불러주신 감독님께 맨먼저 감사드립니다.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던지 몰라보게 핼쑥해진 는 불과 한달전 모습보다 훌쩍 커버린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