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말린 도둑의 엄지손가락 '서양판 부적'
기사입력 1996년 05월 14일 16시 42분
마음이 초조해 결과를 미리 알아보려는 것이다.
여기서 불길한 말이 나오면 그야말로 큰일이다.그래서 잘되는 길이 없겠냐고 사정해,합격또는
당선될 수 있는 부적을 비싼돈 주고 산다.
그리고 깊숙한 곳에 지니고 다니게 한다.그러면 불안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러나 합격이라도 되면 다행이지만 아닐때는 그 점쟁이는 욕좀 봐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점쟁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없는 곳이 없다.
그런데 동양인들이 부적으로 갖고 다니는 부적은 종이에 그림이나 글을 써서 지니고 다니는 게
보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창호지에 붉은 곳으로 그림인지 글인지 묘한 것을 적어준다.
그리고 그것을 남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중국과 의 경우도 양식은 달라도 비슷한 데가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는 종이보다 나무나 가죽 같은 것에 묘한 것을 새겨서 갖고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서양의 경우에는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 물건을 지니고 다닌다.
지금이야 '마스코트'라고 해서 귀여운 물건으로 취급되자만 예전만해도 부적으로서 중히 여겼다.
유럽인들이 지녔던 것 중의 하나가 도둑의 엄지손가락이다.그러니까 도둑의 엄지 손가락을 잘라
말린 후 그위에 금이나 은 같은 것을 입혀 몸에 지니고 다니면 더없는 행운이 온다는 것이다.
더구나 산도둑의 손가락이라야 더 효험이 있다니 그 값이 엄청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싼 엄지 손가락을 누가 지니고 다니는가. 주로 도박꾼이나 여관집 주인들이었다.
우리 도박꾼들이 멘스한 여자의 팬티를 입고 도박하면 운수 좋다는 식으로,도둑의 손가락이
최고라는 것이다.
또 여관집 주인은 당시만해도 여관에서 자던 손님들이 시체로 변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액땜과 손님이 많이 들 게 하라는 뜻으로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부적의 효험이 비는대로 라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