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디아볼릭 성학대 살인 두여인의 심리추적
기사입력 1996년 05월 08일 19시 07분
##성학대 살인 두여인의 심리 추적 샤론 스톤 VS 이자벨 아자니의 악녀대결. 리메이크영화를 `쉽게' 만들어내는 할리우드가 이번에는 40년전 의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이 만들었던 동명의 스릴러영화를 현대의 미국으로 옮겨놓았다.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스타 샤론 스톤이 한동안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원래의 육체적 매력으로 복귀했고, 의 자존심인 이자벨 아자니 또한 헤어누드를 개의치 않는 열연으로 맞서 영화는 첫장면에서부터 심상찮은 드라마를 예고한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아내와 정부, 서로가 적대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두 여자가 공모해 그 남자를 살해한다면?
40년전의 원판이 심리스릴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리메이크영화는 다분히 에로틱스릴러의 색깔을 짙게 풍기고 있다.
샤론 스톤은 대담하고 뇌쇄적인 정부 니콜역. 이자벨 아자니는 수녀출신으로 심약하고 청순한 아내 미아역이다.
문제의 남자(채즈 팔멘타리)는 두 여자가 교사로 일하는 사립학교의 교장.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당당하며 섹시가이로서의 매력을 풍기지만 두 여인에겐 잔인하고 모욕적인 성적학대를 서슴지 않는다.
결국 두 여인은 치밀한 계획끝에 남자를 살해하고 폐쇄된 풀장에 그 시체까지 유기, 완전범죄에 성공한다.
할리우드 리메이크영화는 이때부터 특유의 상혼을 보인다. 풀장에 던져진 시체가 감쪽같이 없어지고, 곳곳에서 죽은 남자가 살아있는 징후들이 나타난다.
여기에 집요한 여형사(캐시 베이츠)가 사라진 남자의 행방을 수사하기 시작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힌 미아의 불안심리도 증폭되면서 드라마는 긴장감을 더해간다.
후반부의 20여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치닫는 이 영화 최대의 하이라이트.
패륜의 악취가 나는 사이코스릴러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페미니즘적 시각을 잃지 않은 제레미아 체칙 감독의 연출감각이 사줄만하고, 역시 무게있는 세 여배우의 불꽃튀는 경연이 화면을 꽉 채우는 `볼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