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간 키워주는 광고유행
기사입력 1996년 05월 07일 14시 39분
**체통 떨어진 남편들 명예회복 메시지 눈길 `간 큰 남자 시리즈'로 요즘 체통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남자들. 간이 작아진 남편들의 떨어진 위신을 광고가 나서 명예회복(?)을 시켜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내 남편도 한때는 당당한 남자였습니다'라는 헤드라인의 광고가 등장하는가 하면, 여인의 품에 안겨 흐뭇해 하는 샐러리맨의 비주얼 광고도 등장하고 있다.
간 작은 남자들의 자존심을 한껏 세워주는 `내 남편도 한때는 당당한 남자였습니다'라는 `시아사' 출판사가 펴낸 양은영씨의 에세이집 광고 헤드라인.
`오늘 우리의 남편들은 기 죽었다. 간 큰 남자 시리즈다 뭐다 하며 눈부신 여권신장의 그림자 속에 이제 우리의 남편들은 갈 곳이 없다. 얼빠지고, 넋빠지고, 기 죽은, 불쌍한 남편들을 위한 긴급제안…'등으로 구성돼있는 카피도 신난다.
의 광고. 젊은 여성이 기저귀 찬 사내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안고 있다. 샐러리맨인 듯한 넥타이의 사내는 여자품에 안겨 어린애처럼 마냥 행복해 한다.
여자의 미소 속에서 남자의 간을 졸아들게 하는 무서운 이미지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다.
`내 사람, 내 남자, 내 남편'이라는 헤드라인을 건 캠브리지의 광고. 남편은 푹신한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고, 아내는 남편 때문에 행복하다는 얼굴로 `내 남자, 내 남편'을 외친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의 `피닉스 상해보험' 광고도 같은 맥락.
처진 어깨로 퇴근하는 골목길의 남편. 전형적인 간 작은 남자의 자화상이다. 그러나 이 간 작은 남자는 뜻밖에 `가족을 위해 내가 힘이 돼야지'라는 외유내강성 독백을 중얼거린다.
`어쨌거나 가장은 여전히 남편의 자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부권(父權)도 광고 속에서 회복되고 있는 느낌. 은 강보에 싸인 자신의 2세를 내려다보는 아버지를 소재로 삼았다.
카피를 보면 `아버지가 내게 그랬듯이 나도 나의 아들에게 이상과 용기를 가르쳐주겠다'는 당당한 선언이다.
왜 광고들이 이처럼 갑자기 남자들에게 아부할까.
광고인들은 "광고란 우선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시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남자들을 기분좋게 하는 광고가 최근들어 유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