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내가 있어야 선동열 살린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24일 15시 41분
"내가 가야 살린다."
이 2군으로 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자칭 `전문가'들이 여기저기서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가장 큰 소리로 선수를 친 주인공은 장채근 배터리코치.
광주 송정동초등학교 1년후배로 해태까지 20년에 걸쳐 선-후배 사이를 이어온 끈끈한 인연을 내세운다.
"내가 가야 한다니까. 동열이 형한테는 내가 적격이라구."
장채근코치의 주장은 그럴듯하다.
투수와 포수는 `부부'에 인용될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자리.
은 장채근이 86년까지 재일동포 김무종에게 밀려 덕아웃을 지킬 때 감독에게 "채근이를 앉혀달라"고 탄원해 비로소 마스크를 쓰도록 한 장본인.
`노지심'이라는 별명을 가진 장채근은 펑퍼짐한 몸으로 마음놓고 공을 뿌리도록 과녁을 만들어주고, 어쩌다 공의 위력이 떨어지면 "시방 그것을 공이라고 던져. 동열이도 다 됐군, 다 됐어"하며 자극하기도 했다.
이 컨디션 나쁜 날이면 국제전화를 걸어 "정신없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다름아닌 장코치.
장코치는 "동열이형을 위해서라면 연봉 1천만엔(7천5백만원)이라도 가겠다"고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한다.
그런가 하면 홍보팀 윤기두과장도 `진짜 매니저론'을 들고 나온다.
이 속마음을 아는 몇명 가운데 하나인데다 작년까지 매니저를 맡아본 실무 경험까지 있다는 것.
또 질펀한 남도 사투리와 넉살로 의 마음을 풀어줄 뿐 아니라 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게 할 자신이 있다는 것.
장코치와 윤과장의 주장은 이 비록 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영원한 `해태맨'이라는 우정과 사랑의 표현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