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기사입력 1996년 04월 16일 15시 29분
**-황성기 무려 18년 나이차 `96 탈출기(脫出記).' 16일 해태 원정숙소인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는 `새 판짜기'가 벌어졌다.
김상훈 문희수 등 고참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감에 따라 2인1실의 원정숙소 룸메이트를 조정한 것.
이 바람에 방졸(房卒)신세에서 탈출, 드디어 방장(房長)으로 올라선 몇명이 눈을 끈다.
대표적인 경우가 .
은 올해부터 룸메이트를 3년선배 에서 11년 후배 고졸신인 으로 바꿨다.
무려 8년만에 승격하는 감격을 맛보게 된 것.
이에반해 투수 은 입단 2년만에 방장에 오른 파격적인 케이스다.
지난해말 결혼으로 가장(家長)이라는 기득권을 안고 1년만에 방졸에서 탈출, 역시 작년 입단한 고졸 2년생 투수 이용훈과 뭉쳤다.
최고참 의 손발이었던 5년생 내야수 구한성도 한단계 올라섰다.
그러나 구한성은 "앞으로 선배만한 룸메이트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거꾸로 `쓴 소리'를 한다.
한편 고졸신인 황성기는 첫 룸메이트로 최고참을 모시는 횡재를 했다.
과 한방을 쓰게 된 것.
그러자 황성기는 커다란 눈이 더욱 휘둥그래졌다.
"나이차가 엄청난데 제가 써도 되요?"
은 37세, 황성기는 19세로 무려 18년차.
우스갯소리로 아버지와 아들뻘이지만 덕분에 돈주고 못 살 노하우를 전수받을 `사부'를 모시게 됐다.
그러나 입단때부터 혼자 방을 써 온 과 은 이런 해태선수들의 심정을 헤아리긴 어려울 듯.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뜻이 있지만 다른 구단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이렇듯 원정숙소는 생활공간 이상의 역할을 한다.
선후배간의 우애를 다지고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는 `팀 화합의 원천'이기 때문.
어쨋거나 이번 원정숙소 방배정을 통해 해태의 변화가 더욱 실감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