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파라다이스로
기사입력 1996년 04월 15일 15시 06분
## 옹진군 "부속100개섬 불하" 발표에 젊은이들 몰려 "가자, 파라다이스로." 꿈을 쫓는 젊은이들 사이에 `파라다이스신드롬'이 일고 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이 부속 100개 섬, 200여만평을 팔겠다고 나서자 젊은이들이 들끓고 있는 것.
조건호 옹진군수는 "백령도와 덕적도, 굴업도 등 30여개 섬의 일부 군유지와 소안도(300평), 책도(1,500평), 당도(3,000평)등 무인도를 통째로 불하한다"면서 "이달초 섬을 팔겠다는 발표가 있은 이후 문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
옹진군은 당초 콘도미니엄이나 해상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대기업을 위주로 홍보를 했는데 젊은이들의 관심이 뜻밖으로 대단하다는 게 조군수의 얘기.
이에 따라 `섬을 팝니다, 섬을 사세요'라는 52쪽짜리 안내 팸플릿을 5,000부 제작했던 옹진군청은 추가로 1,000부를 찍어 직접 방문자에게만 나눠주고 있다.
황성규씨(32.회사원)는 "무인도에서 살아보는 게 꿈이었는데 서해의 외딴섬을 판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계를 조직했다"면서 "1,000평쯤 되는 무인도를 사 우리들만의 왕국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인도에다 5~10개 정도의 별장을 짓고 국내에는 아직 없는 누드촌도 만들어볼 생각이라는 게 황씨의 얘기.
이렇듯 그들만의 낙원을 만들겠다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공인된 땅투기'로 간주, 한몫 잡아보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 팔리는 섬들이 부근에 위치한 것은 물론 맑은 바다와 절경이 어우러져 있어 개발가능성이 풍부, 앞으로 10년이면 땅값이 몇배로 오를 것이라는 판단 때문.
이 지역의 땅값은 현지 부동산의 거래를 기준으로 할 때 평당 2,000원대에서 10만원대에 이를 만큼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은 평당 1만원 내외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섬의 크기 또한 100여평에서 수십만평에 이를 만큼 다양, 구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옹진군청은 부속 섬에 대한 매매와 개발을 전담할 관광개발사업소를 설치하고 다음달 초에 설명회를 개최한 뒤 불하를 시작할 방침인데 현지답사를 위한 편의도 도울 예정이다.
< 인천=김호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