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박봉곤 가출사건’이달말 크랭크인
기사입력 1996년 04월 12일 15시 48분
##연기파 톱스타 -심혜진 상대역 첫공연
`박봉곤 가출사건'.
수사용어같은 영화제목, 얼핏 코엔 형제의 `아리조나 유괴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로 국내 최고의 배우 와 이 뭉쳤다.
"와 이 함께 출연한 작품이 뭐였더라?"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단골로 수상하는 톱스타 `안 & 심'. 몇몇 영화에서 함께 출연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선뜻 그 작품이 무엇이었는지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은 사이.
지금까지 와 이 함께 출연했던 작품은 `하얀 전쟁'과 `그섬에 가고 싶다'등 2편.
하지만 두 영화 모두 상대역으로 만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영화팬들도 빨리 기억해내기 힘들 뿐더러 본인들 역시 "촬영현장에서보다 영화를 통해 본 상대방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일 제작발표회를 갖고 첫촬영을 기다리고 있는 `박봉곤 가출사건'(김태균 감독-영화세상 제작)은 와 이 `드디어 만난 작품'이다.
`박봉곤 가출사건'에서 둘은 사랑하는 파트너 관계로 나온다.
은 얼떨결에 시작한 의미없는 결혼생활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가출하는 여자' 박봉곤역을 맡고 있다.
는 3년 동안 26명의 가출한 부인을 찾아낸 실적을 갖고 있는 사람찾기 전문가 X.
X가 가출한 박봉곤을 추적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가 바로 `박봉곤 가출사건'이다.
는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뭔가 새로운 느낌과 재미가 가슴속에서 솟아나는 기분이었다"고 이번 영화에 대해 설명한다.
`은행나무 침대'의 빅히트에 이어 96년 첫작품으로 `박봉곤...'을 선택한 은 박봉곤역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캐릭터"라며 정말 재미있는 역할을 맡았다는 표정이다.
"굳이 설명을 하자면 `결혼 이야기'에서 보여진 당돌함, `세상 밖으로'에서 보여진 푼수끼에다가 만년 사춘기 소녀같은 이미지를 혼합한 듯한 여자예요."
이달말 크랭크 인을 앞두고 와 은 아직 상대를 잘 모르는 부분 만큼의 거리를 친밀하게 좁혀줄 주간 미팅을 갖고 있다.
제작사인 영화세상 사무실의 맞은편에 위치한 압구정동의 한 댄스교습소에서 탱고춤을 함께 배우고 있는 것.
극중 바닷가에서 와 이 정열적인 탱고춤을 추며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기본 스텝도 서로 어긋날 정도로 초보단계이지만 촬영을 시작할 때쯤이면 손발을 척척 맞출 자신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