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감독 '대표팀에 축구인생 승부건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12일 15시 12분
**월드컵 유치 지원 최선 **일화와 결별후 마음고생하기도 "대표팀에 나의 축구인생 전부를 쏟아부을 각오입니다." 구단측과의 불화로 불명예스럽게 일화 감독직을 사퇴한 `승부사' 박종환 도 표팀 감독이 독하게 마음을 다잡고 있다. 2002년 월드컵유치 홍보 일선에 나선 대표팀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아울러 상처받은 명예도 말끔히 회복하기 위함이다. 사실 박감독은 이달 초 구단과의 결별을 선언한 이후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일화는 자신의 손으로 가꾸고 다듬으며 7년동안 공들여 온 팀이기에 모든 것을 잃은 듯한 허탈감에 빠져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했던 것. 물론 지금도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박감독은 요즘 스스로를 추스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방황이 거듭될 수록 대표팀에 까지 영향이 미칠 것 같아서다.
"쉽게 잊혀질 문제는 아니지요. 그러나 어떡하겠습니까,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여야죠. 그리고 이젠 대표팀만을 생각해야죠." 박감독은 이번 대표팀의 역할이 1백년 역사의 한국축구가 사활을 걸고 있는 월드컵의 유치를 뒷받침하는 것임에 무척 긴장하고 있다. 83년 청소년대회 등 숱한 국제경기 경험으로 `승부사'란 애칭까지 달고 다니는 그이지만 국가적인 막중대사 앞에서는 한 치도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겨를이 없는 것이다. 박감독이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수신(修身)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월드컵유치 지원에 남아 있는 정열을 모두 바칠 생각입니다." 박감독의 독기어린 투지가 섬뜩하게 느껴질만큼 옹골지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소집되어 올림픽팀과 한 차례 평가전(21일.잠실운동장)을 가진 뒤 25일 텔아비브로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