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 ①
기사입력 1996년 04월 10일 16시 37분
**남성특유의 공격 - 적극적 기질유발
태초에 남성과 여성은 어디에서 그리고 어떻게 왔을까?
성경에 보면 신이 흙으로 남성인 아담을 창조하고 너무 쓸쓸해 보여 아담이 깊이 잠든 사이 갈빗대 하나를 빼내어 아름다운 이브를 만드셨다.
이브도 그냥 흙으로 만들지 않고 왜 아담의 갈빗대로 만들었을까?
그건 그렇다치고 의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결정되는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정자와 난자가 극적으로 만나 수정을 하면 X와 Y염색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염색체성이 결정된다.
하지만 태생 초기에는 원시성선이 남녀의 구별이 없는 미분화 상태로 있다.
때문에 남성은 정상의 생식기관을 가진 진짜 사내가 되느냐 아니면 남성의 상징이 부실한 고추박이가 되느냐는 아직 모르는 시기이다.
여성 또한 원시성선이 분화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생식기를 가지지 못하고 각시도령처럼 보이는 중성이 될 수도 있는 결정적인 시기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원시성선이 고환으로 분화하느냐 못하느냐이다.
남성은 태생 약 7주에 염색체의 유전자 속에 있는 특수물질에 의해 원시성선이 고환으로 분화된다.
태아의 고환은 남성 호르몬을 활발히 생산하여 부고환, 정낭, 정관 등의 남성생식기관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고환에서 생산하는 또 다른 물질이 여성 생식기로 변할 예정인 구조물은 계속해서 꿋꿋이 세우게 한다.
아마도 아담을 만든 흙 속에는 이러한 두가지 특수물질이 있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반면에 아담의 갈빗대 하나로 이브를 만들 듯이 여성의 성생식기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간단하다.
염색체 속의 고환만들기 물질만 없으면 태아의 원시성선은 태생 11주쯤 어쩔 수 없이 난소가 되어 버린다.
여성은 이 난소가 적극적으로 여성의 성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없으므로 남성의
성기를 만드는 구조물이 퇴화하고 자궁이나 난관 같은 여성의 성기가 수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남성들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기질이 다름아닌 테스토스테론에서 나왔고, 크면서 나타나는 후천적인 변화가 아니라 이미 태생 7주부터
싹터왔던 남성 특유의 성질인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신은 미친 듯한 공격성, 경쟁, 지배, 타오르는 성적 욕망 등을 대변하는 테스토스테론을 남성만이 독차지할 수 있도록 편애하지는 않았다.
여성은 여성적인 특징을 가지게 하는 난소의 에스트로젠과 함께 양쪽 옆구리에 있는 신장위의 조그만 부신에서 테스토스테론을 소량 생산한다.
그래서 여성도 남성호르몬의 독특한 맛을 조금이나마 느끼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임일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