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조영 2단 ●천풍조 7단 2차예선 결승
기사입력 1996년 04월 09일 15시 09분
제 4 보 (34~49) = 백을 쥔 안조영 2단은 79년 충남 예산생으로 93년에 입단. 인상이 서글서글한 미소년이지만 95년도 5단 이하 다승부문 6위(49승 18패)에 오른 `깐깐한 아이'다. 우하귀 백 34로 걸쳐왔을 때 흑 35는 지극히 온건하다. 검토실에서도 `너무 마음이 좋은 거 아냐?'라는 푸념이 들린다. 여기는 기세상 흑 `가'로 반발하고 싶은 자리. 즉, 흑 1 때 백 2면 흑 3, 5로 눌러 우변을 제압한다. 백은 그 대가로 우하귀를 강압하겠지만 여기는 차후 흑 A, 백 B 이하 흑 E로 웅크려 사는 맛도 남아 있어 충분하다. 흑 35, 37로 온순하게 받아준 탓으로 우변 백은 더없이 이상적인 형태를 취하게 됐다. 38까지 `백의 성공시대' 그렇지만 상변 39의 곳으로 어깨짚어가는 흑은 동요의 기색이 없다. 어쩌면 흑은 간명하게 선수를 뽑아 이곳을 두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터덕터덕 43까지 벽을 쌓고 백이 손을 돌려 44로 날렵하게 솟구칠 때도 곁눈질 없이 두텁게 흑 45, 47로 틀어막는다. 바둑은 `백의 실리와 흑의 두터움'이라는 양극구도. 실리로는 백이 성큼 앞서 달아나고 있다. 좌상귀 20집, 우변 15~16집, 좌하귀 15집, 우상귀 5~6집에 덤을 포함하면 60여집에 이른다. 흑의 실리는 좌변 25~26집과 우하귀 10집. 백의 실리에 비하면 25~26집의 차이다. 흑으로서는 백 한점을 품은 우상쪽과 좌상일대의 두터움으로 이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흑은 일단, 방향을 좌하귀로 잡는다. 백 44 한점을 차단, 공격하면서 두터움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인데 흑 49 리듬이 한박자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