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시스크 수술
기사입력 1996년 04월 06일 16시 21분
아플 때 수술로 단번에 아픈 것을 없애버리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대하면 참으로 안타깝다. 결국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의사가 권하지도 않는 필요없는 수술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허리 통증은 단 한번 수술만으로 해결되기는 참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허리 디스크 수술을 두번 했는데 아직도 허리가 아프다면서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평소 허리가 아파서 유명한 선생님을 찾아서 검사를 했더니 허리뼈 4~5번 사이 디스크가 좀 나쁘다고 해서 당장에 수술받았다고 했다. 수술후 처음 몇달은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계속 되더라는 것. 수술이 잘못됐는지 싶어 다시 정밀 검사를 받았단다. 허리뼈 1~2번 사이의 디스크가 조금 나쁜 것으로 진단이 나왔다. 그래서 당장 수술을 해 달라고 졸랐더니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면서 좀 더 두고 보자고 하더란다. 결국 다른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을 졸라 레이저 수술을 받았다. 이제 수술하고 1년이 넘었는데 좋아지기는 커녕 먼저 수술했을 때보다도 허리가 더 아프고 힘이 없으니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싶더라는 것. 나쁜 디스크는 모두 떼어냈는데 왜 지금도 아픈 지 도저히 알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환자를 만나면 참으로 난감하다. 허리가 아픈 사람중에 진짜 디스크 환자는 20% 이하이고, 그중에서도 겨우 20% 정도가 수술해야 할 만큼 심해서 수술 밖에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80%는 디스크 아닌 다른 원인으로 허리가 아프고, 또 실제 디스크가 나빠도 80%는 수술을 안한다는 결론이다. 의사가 수술을 권하지 않을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의사의 의견을 무시하고 빨리 나으려는 욕심으로 수술을 조르는 것은 어리석고 허리 수술을 받았다고 단번에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다. 수술의 목적은 허리가 안 아픈 것 보다는 오히려 더 이상의 신경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수술은 최후의 방법이다.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균형을 맞추어 주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로 먼저 통증을 가라앉히고 허리 강화 운동으로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면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치료가 된다. 본인이 꾸준히 노력하면 재발도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