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 쌍둥이 '생활하는데 지장 없어요'
기사입력 1996년 04월 04일 15시 44분
**몸 하나에 머리 둘 샴 쌍둥이 - 애비-브리티 자매 **'둘이서 한마음' 자전거 타기등 척척 멀리서 보면 두 소녀가 앞뒤로 바싹 달라붙어 달려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점점 더 가까이 오면 몸은 여전히 하나다. 6세의 애비와 브리티 헨슨 자매는 몸체가 하나에 머리가 둘인 샴 쌍둥이. `라이프'지에 따르면 이렇게 몸의 일부가 붙은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5만분의 1정도다.
샴 쌍둥이가 첫돌을 넘긴 것도 역사상 5백건 정도. 그중에도 이들처럼 머리가 둘에 몸체가 하나인 쌍둥이가 살아남은 경우는 유사이래 단 4건만이 기록돼있다.
각각 뇌와 심장을 가진 이들은 허리 위까지는 분명히 두 사람이지만 허리 아래는 한 사람이다. 단 허파는 둘이 3개를 공유하고 있다.
둘의 척추는 골반에서 만나며 둘이 먹은 음식은 두 위장에서 각각 소화된 뒤 장(腸)에서 합쳐진다. 물론 둘중 하나가 위독해지면 나머지 하나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
`자매(?)'의 엄마 패티는 이들 자매가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려 애썼다. 예를 들어 애비는 파란색을, 브리티는 핑크색을 좋아해 `자매'는 양 발의 양말색이 다르다.
이런 집안 분위기 덕에 두 아이는 모두 구김살이 없다. 수영장에 가면 "자, 누가 먼저 다이빙할래?"하고 서로 농담을 나눌 정도.
몸을 공유하는 덕분인지 `교감'도 무척 강하다. TV를 보던 둘중 하나가 "내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하고 묻자 나머지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동시에 몸을 일으켜 자러 가더라는 것.
또 신경이 절묘하게 연결돼 있어 둘은 자전거를 타거나 신발 끈을 묶는등 균형을 필요로 하는 일을 어려움 없이 해낼수 있다.
지금도 의료계에서는 두 아이의 분리수술이 가능할까가 가끔 화제에 오르지만 부모는 절대 그럴 의사가 없다.
어떻게 수술을 하건 두 아이 모두 온전한 몸을 갖기는 이미 틀린데다 수술중 보통 둘중 하나는 희생되기 때문.
패티는 그저 둘이 한 마음으로 성장해 역사에 기록된 5번째 `어른' 샴 쌍둥이가 되길 바랄 뿐이다. 우유를 좋아하는 브리티가 `몸'에 칼슘과 단백질을, 오렌지주스를 좋아하는 애비가 비타민C를 공급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