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 후보 선수에도 갈채를
기사입력 1996년 03월 27일 16시 00분
한국이 월드컵에 이어 올림픽서도 3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 카자흐스탄과의 예선 경기서 졸전을 펼친 뒤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고 다니던 선수들의 표정도 활짝 펴졌다.
그런데 이러한 경사스런 분위기에서도 여전히 고개를 떨구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곳 콸라룸푸르에 와서 예선과 준결승을 포함해 4경기를 치르는동안 단 한차례도 후보명단에 오르지 못한 김현수(23.부산) 김대식(23.전북) 전경준(22.포항) 등이 바로 그들이다.
아마도 본선티籌을 따내는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때문인 것 같다.
이제 그들의 심정도 한번쯤 헤아려 보지 않을 수 없다.
부푼 꿈을 안고 날아온 승부의 현장에서 그라운드 한번 밟아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마음들이 얼마나 쓰라릴까.
그들은 지금 자신들의 투지와 기량을 몰라주는 비쇼베츠 감독을 원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동료들과의 `자리다툼'에서 밀려났다며 비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자는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결코 그들의 실력이 모자라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이 아니라고.
프로무대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이들의 기량이면 베스트멤버가 되고도 남는다.
단지 비쇼베츠 감독이 구상하는 그날의 작전에 그들의 스타일이 맞지않아 뒤로 밀렸다는 표현이 타당할 것이다.
무릇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게 마련이다.
기쁨 뒤에서 슬픔을 느껴야하는 이들에게도 따듯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