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줄면
기사입력 1996년 03월 08일 18시 05분
요즘 다이어트에 관한 각종 광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얼굴이 보름달처럼 둥굴고 살집이 좋아야 부잣집 맏며느리 같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뼈와 뼈가 부딪칠 정도로 말라야 미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무게는 음식과 수분 섭취의 양에 따라 하루에 몸무게의 1.5%쯤은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러나 몸무게의 5%이상 뚜렷한 이유없이 살이 빠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살이 빠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암이다. 살이 빠지는 사람의 약 19%가 바로 암 환자며 14% 정도는 소화기계통에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다. 우울증이나 울혈성 신부전, 알코올중독,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도 체중 감소의 원인이 된다.
체중감소의 원인으로서 잘 알려져 있는 병은 당뇨병, 갑상선 기능항진증, 감염성 질환(결핵), 류마티스성 관절 질환, 후천성면역결핍증 등이다.
이중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식욕이 정상이거나 증가해도 온몸의 신진대사가 정상 수준을 훨씬 웃돌아 열량 소모가 심해지면서 체중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흔히 몸무게가 줄어든다는 것은 음식을 적게 먹고 열량소비가 늘어나고 지나치게 열량을 많이 빼앗길 때이다. 우울증, 악성 신경성 거식증, 정신질환이 있어서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처럼 구미가 당기지 않아 음식을 못 먹는 경우에도 당연히 체중은 준다.
정상체온보다 섭씨 1도씩 올라가면 매 섭씨 1도마다 열량 소모가 약 10%이상씩 증가하므로 장기간 열이 나는 병은 체중감소가 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는 흔히 신체활동이 활발하거나 운동을 하면 체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굉장히 힘든 운동을 하더라도 열량 소모는 아주 적은 편이기 때문에 체중감소는 아주 미미한 편이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70㎏ 정도 나가는 성인이 10㎞를 달리면 약 500cal의 열량이 소모된다. 매일 10㎞를 뛰어도 1주일에 체중 감량 효과는 500 정도에 불과하다.
과도한 열량 상실은 췌장부전에 의한 흡수장애 증후군이나 당뇨병을 들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자기의 표준 체중을 유지해야 건강한 것이지 덮어놓고 살을 빼려고 들면 심각한 부작용이 올 수 있다. 표준체중의 계산은 자신의 키에서 100을 뺀후 그 숫자에 0.9를 곱하면 된다.
< 홍명호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