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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차 아닌 소형차로 끌어올린 상품성..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

카가이 기자

기사입력 2024-08-07 09:57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현대자동차가 6일 서울 강남구 JBK 컨벤션홀에서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를 개최했다. 자사의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의 상품성과 전동화 기술력에 대해 담당 연구원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현대차는 승용 전기차 라인업으로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까지 총 3종을 갖추고 있다. 같은 그룹 내 기아와 비교하면 승용전기차 라인업 구성이 촘촘하지 않은 편이다. 기아는 레이 EV, 니로 EV, 니로 플러스, EV3, EV6, EV9까지 총 6종 갖추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국내 승용 EV판매량을 비교하면 현대차와 기아는각각 1만 149대, 1만 3707대를 기록했다. 기아의 승용전기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경형레이 EV(6225대)였다. 전기차 캐즘(Chasm)이 나타나는 시기에 현대차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 라인업을 1종도 갖추지 못해경쟁력이 떨어졌다. 현대차는 소형 캐스퍼 일렉트릭을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분위기를 뒤집고,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고자 한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장 3825mm, 전폭 1610mm, 전고 1575mm, 휠베이스 2580mm를 갖춘 엄연한 ‘소형 SUV’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 대비 전장 230mm, 전폭 15mm, 휠베이스 180mm씩 키우면서 차급이 경차에서 소형차로 올라왔다. 경차 혜택을 놓친 것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하는 소비자도 존재한다. 과연 캐스퍼 일렉트릭은 소형차급으로 올라온 것이 아쉽기만 한 것일까.



차체 크기가 커지면서 얻은 이점은 긴 주행거리와 넉넉한 실내다. 우선 주행거리다. 경형 전기차 레이 EV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그대로 전동화했다. 이에 따라 35.2kWh 용량의 LFP배터리 팩을 탑재했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205km다.



현대차그룹 전용 플랫폼 E-GMP가 아닌 보그워너 소형차용 통합구동모듈 기반으라 프렁크는 없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만약 내연기관 모델을 그대로 전동화했다면 레이 EV보다 부족한 용량의 배터리 팩을 탑재했을것으로 예상된다. 내연기관을 탑재한 레이와 캐스퍼의 휠베이스를 비교하면 각각 2520mm, 2400mm다. 배터리 팩을 탑재할 공간이 부족해 200km대 주행거리 확보도 어렵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실생활 영역에서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차체 크기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차체 크기 변화를 통해 49kWh 용량의 NCM 배터리 팩을 탑재했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315km다. 연구진은 1회 충전 주행거리 300km를 목표로 차량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차이는 스티어링 휠, 기어레버,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이다

소형 SUV로 체급을 올리면서 2열 공간이 여유로워졌다

다음은 실내 공간이다. 휠베이스를 늘림으로써 2열 공간과 트렁크 공간도 넓어졌다. 내연기관 자동차를전동화할 때단점은 차체 하부에 배터리 팩이 탑재되면서힙 포인트가 올라간다는 점이다. 사실상 전기차의 공간 활용이라는 이점을 살리지 못한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2열 탑승객의 다리 공간을확보하기 위해 시트의 힙 포인트를뒤로 80mm 이동시키는 방법을 택했다.이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넓은 다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키 176cm기자가 앉았을 때,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에 각각 주먹 하나씩 들어갔다.



전장이 늘어난 만큼 트렁크 공간 역시100mm 늘었다. 적재 용량은 기본 280L,2열 시트까지 접으면 최대 351L까지 확장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은 2열 시트까지 접을 경우, 최대 301L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워크스루 공간이 대폭 늘어났을 뿐 아니라,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와 실내 V2L 포트까지 마련했다

차량이 전동화됨에 따라 기계식 변속레버 역시 불필요해졌다. 변속레버는 전기 신호로 기어를 변속하는 SBW 기술이 적용된다.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이동, 컬럼식 변속레버로 변경해센터페시아 돌출을 45mm 줄일 수 있었다. 그만큼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변속레버 위치만 살짝 달라졌을뿐인데,센터페시아의 활용도는 크게 향상했다. 센터페시아 돌출이 줄면서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를 오가는 워크 스루가 한결 편안해졌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와 실내 V2L 포트를 마련할 수 있었다.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기능을 설명하는 차량구동제어개발1팀하정우 연구원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되는 기술이자, 최근 페달 오조작 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기술도 탑재됐다. 바로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이하 PMSA)’다. PMSA는 정차 상태에서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차량 가속을 했다고 판단했을 때, 차량이 토크 및 제동 제어로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PMSA는 기본적으로정차했을 때, 그리고정차 후 차량이 천천히 구동할 때 작동한다. 차량에 탑재된 초음파 센서를 통해전후방 1m 이내 장애물을 감지한다. 장애물이 감지된 상황에서 운전자가 0.25초 내 가속페달을 100% 전개했을 때 구동력및 제동 제어개입을 통해 충돌을 방지하는 원리다. 여기에 조향각 430° 이하, 지면 기울기 25° 이하라는 작동 조건이전제된다.



PMSA는 초음파 센서를 통해 전후방 1m 이내의 장애물을 감지한다

PMSA의 핵심 부품은 ADAS 초음파 센서, 차량 거동 제어기(VCU), 통합형 전동부스터(IEB)다. 초음파 센서를 통해 장애물 유무 신호를 VCU에 전달한다. VCU는 장애물과의 거리 판단에 따라 1차로 구동력을 제어하고장애물과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면IEB를 활용해 제동 제어까지 개입한다. 이때운전자는 계기판을 통해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 구동력 제어 개입 단계부터 브레이크를 밟으라는 경고 팝업과 경고음을 발생시킨다.



이때 제동 유압은 별도의 해제 조작이 없을 경우, 최대 5분까지 유지된다.운전자는 기능을 해제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동일한 장애물에 대해 두 번 이상 동작하지 않도록 향후차량 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야 PMSA는 재활성화된다.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기능이 추가됐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전후방 장애물 감지가 비교적 짧은 1m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로서 유일한 국제 기준인일본의 PMPD 인증 제도를통과할 만한 조건은 충족했지만, 실질적으로 페달 오조작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1m 이상 떨어진 장애물에 대한 감지가 필요해 보인다.



다행인 점은현대차그룹이 현재의 PMSA 기술에서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한 단계 진보한PMSA 2.0개발에 돌입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PMSA를 구현하는 핵심 부품은 2020년대 시판된 차종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경우가 다수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향후 OTA 업데이트를 통해 PMSA 기능을 기존 양산차에 적용하는방안까지검토하고 있다.



R&H 및 NVH 개선을 위해 업그레이드된 부품

노면 소음 및 풍절음을 줄이기 위해 면적을 키운 언더커버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파생 전기차다. 전동화의 이점은 전기모터의 넉넉한 출력, 높은 공간활용도, 엔진 소음 및 진동의 부재다. 그러나 이점만 있는 건 아니다. 배터리 팩을 탑재함으로써 내연기관 모델 대비 공차중량이 무거워지고엔진 소음 및 진동이 없어 상대적으로 노면 소음, 풍절음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캐스퍼 일렉트릭은 보이지 않는 부품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었다.



우선 차량의 운동 성능과 승차감 관련부품이다. 쇽업소버에 어드밴스드 밸브를 적용해 충격 흡수 능력을 향상했다. 이와 더불어후륜에 탑재되는 쇽업소버는늘어난 공차중량만큼 사이즈를키워 감쇠 성능을 높였다. 또한, 기아 EV3에 탑재되며 차량에서 발생하는 잔진동을 대폭 줄인 하이드로 부싱도 적용됐다. 이를 통해 차량 하부에서 올라오는 진동 3dB, 스티어링 휠 진동 9dB가량을 줄일 수 있었다.



노면 소음 및 풍절음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언더 커버의 크기를 대폭 키웠을 뿐만 아니라, 기존 차체에만 적용됐던 웨더 스트립을 도어까지 적용해 이중 실링 구조를 적용했다. 전석 도어 유리의 두께 역시 3.2T에서 3.5T로 두꺼워졌다.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 데이 미디어 Q&A 세션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사실상 아이오닉 5를 출시한 2021년부터다. 아이오닉 5 이전 출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동화했을 뿐이다.전기차 주행 및사용 환경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2024년, 캐스퍼 일렉트릭은 실제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뿐만 아니라 위험까지 제대로 배려했다. 보이지 않는 부품에 대한 업그레이드와 PMSA가 전기차 개발 4년의 노하우를방증한다.현대차는 오는 20일캐스퍼 일렉트릭 기자 시승회를 연다. 직접 타보면 오감을 통해 승차감 및 NVH까지 소형 SUV급으로 높였는지, 경차 혜택을 포기할 정도의 상품성을 확보했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겠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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