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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시론의 후속 모델, 하이퍼카 투르비용이 20일(현지 기준) 공개됐다. W16 엔진을 사용하던 부가티는 투르비용부터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한 V16 파워트레인을 선보이게 된다. 투르비용은 시론보다 가벼운 차체에 더 빠르고 강력한 모델이다.
V16 자연흡기 엔진 만으로 W16 터보챠저 4개 급의 출력을 이끌어 낸 것이 놀랍다. 더불어 투르비용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만으로 최대 800마력에 달하며,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매칭된다. 합산 출력 1,800마력을 발휘해 최고속 490km/h를 도달한 하이퍼카 한정판 ‘시론 슈퍼 스포츠 300+’보다 200마력 높다.
투르비용의 가속 성능은 0~100km/h 영역에선 시론 대비 0.4초 빨라진 2초만에 도달한다. 0~300km/h 영역에선 시론은 13.1초가 소요되는 반면, 투르비용은 10초 이내에 도달한다. 0~400km/h 영역은 시론은 32.6초, 투르비용은 25초 미만으로 약 12.6초를 단축했다.
투르비용의 최고 속도는 이전 부가티 모델들과 동일하게 일반 키로 시동을 걸면 최고속 380km/h로 제한된다. 최고속 제한을 해제하기 위한 ‘스피드 키’를 삽입할 경우 최고속 445km/h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트리플 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 단독구동 만으로 최대 6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실내는 양산차라고 믿기 힘든 디자인이다. 콘셉트카가 아닐까 의심되는 실내 디자인은 고급스러우며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미적 감각을 자랑한다. 시계 디자인을 채용한 클러스터가 눈에 화려한 디테일을 자랑하며 눈길을 끈다. 차량명 투르비용의 유래는 1801년 시계 장인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발명한 기계식 시계의 핵심 장치 명칭이다.
최근 타 브랜드들은 현대화된 전자식 디스플레이를 적극 채용하고 있는데, 현재로썬 최신 기술이기에 근사한 것처럼 보이는데, 긴 세월이 지난 뒤 살펴보면 매우 구식 디자인처럼 느껴질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 고급차에 적용된 전자식 인포테인먼트나 클러스터가 지금 와서 보면 당시 최첨단 장비라는 게 와닿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부가티는 아날로그적인 요소와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시계들의 특징을 부각시킨 클러스터 디자인을 갖춰 30년 뒤에도 우아함을 선사할 것이다.
부가티의 실내 디테일은 여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후진을 변속기를 조작하면 대시보드 상단에 팝업 형태로 모니터가 나타나 후방 시야를 제공한다. 아울러 애플 카플레이와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할 때에도 등장한다.
스티어링 휠도 상당히 특이한데, BMW의 Neue Klasse X SUV 콘셉트와 유사하게 6시와 12시로 나눠진 2개의 스포크로 이뤄져 있으며, 부가티 로고가 붙어있는 에어백 모듈과 게이지와 분리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 스포크는 뒷편에 위치한 컬럼과 같이 회전하는 형태로 조향을 해도 부가티 로고와 게이지는 고정 상태로 놓여져 있어 조향 시에 계기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
외관을 살펴보면 도어는 걸윙 도어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면부는 부가티의 시그니처 룩인 그릴과 헤드라이트의 특징들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해 담아냈다. 원형의 그릴과 하단 그릴은 마치 냉전 시대의 제트 전투기 전면부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후면부를 살펴보면 파격적인 뒷태를 자랑하는데, 부가티가 아닌 맥라렌인가 싶은 사이버틱한 디자인이다.
리어 디퓨저가 레이스카들의 디퓨저처럼 공격적이다. 투르비용은 액티브 스포일러 작동 시 항력을 줄이기 위해 평면을 유지하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에어로 다이나믹을 위해 이러한 공격적인 디퓨저가 필요하다.
부가티 측은 투르비용의 차체 구조는 이번에 새롭게 설계한 플랫폼이 기반이라고 밝혔다. 25kWh 배터리는 카본 모노코크 바디에 내장되며, 스틸 더블 위시본을 단조 알루미늄으로 대체하며 다양한 경량 설계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론과 동일한 1,995kg라는 공차 중량을 뽐낸다.
부가티는 2015년 처음 공개한 시론을 500대 가량 판매했는데, 이번 투르비용은 이보다 절반 줄어든 250대 한정 생산할 것이라 전했다. 투르비용의 첫 인도는 2026년이 될 것으로 전했다. 투르비용은 최첨단 하이브리드 기술과 접목된 V16 엔진을 통해 부가티의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장식할 것이다.
이재웅 에디터 jw.lee@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