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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리미엄 브랜드캐딜락은 한국에서 꽤 오랜 시간 역사를 이어왔다.2000년대 초반 프리미엄 브랜드가 다양하지 않던 시절, 국내 고급차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캐딜락은 럭셔리 세단부터 스포츠 세단, 대형 SUV까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 바 있다.
미국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캐딜락의 준대형 SUVXT6가보여주는 주행성능과 럭셔리함은 어떤 모습일까? 2024년캐딜락 XT6를 시승해봤다.
캐딜락 모델들을 살펴보면 항상 그렇듯 도로에 나섰을 때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자랑한다. XT6는 예상보다 큰 덩치에 캐딜락의 ‘에스칼라 라이크’ 디자인 요소가더해져 웅장한 느낌이다. 수평으로 넓은 그릴에 작지만 뚜렷한 눈매의 헤드라이트, L자로 치켜 올려진 덕트와 DRL이 차량을 날렵하면서도 중후함을 더한다.
측면은늘씬한 할리우드 배우를 보는 듯한 잘 빠진 비율이멀리서 차를 바라봤을 때 오너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부분이다.정측면에서 A필러까지 넘어가는 라인은 매끄러운 유선형이라 날렵함을 더한다.
여기에 D필러라인과 루프 스포일러가 전체적인 차체 비율을 늘씬한 자태로 만들어준다. 아울러 차량의 사이즈에 걸맞는 20인치 알로이 휠과 휠 안쪽 공간을 가득 채워주는 브렘보6P 브레이크 캘리퍼가 더해져 강인함을 어필한다.
후면은캐딜락시그니처와도 같은 세로형 리어 콤비램프가 특징이다.캐딜락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각진 캐릭터 라인과 수평 크롬 가니쉬, 하단에 위치한 크롬 듀얼 머플러가 고급감을 더해준다.
이러한 요소가 캐딜락 특유의 디자인으로 타 럭셔리 브랜드와 차별화한모습이다. 매끄러운 유선형의 라인이 아닌 각진 캐릭터 라인을 여러 곳에 배치하면서 다부지고 강인한 느낌을 선사한다.
XT6는 전장 5,050mm, 전폭 1,965mm, 전고 1,750mm에 축거 2,863mm다.전체적으로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사이즈가비슷하나 축거는 조금 더 짧다. 비슷한 사이즈의 수입 SUV로는 혼다 파일럿, BMW X5 등이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캐딜락의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컷 앤 소우’ 공법을 적용한 베이지 톤의 세미 아날린 가죽과 스웨이드 인테리어가 반겨준다. 화사한 인테리어 분위기와 고급스러운 소재감으로 럭셔리 SUV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전체적인 디자인 레이아웃과 공조 장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어딘가 친숙한 느낌이다. 단조로운 인포테인먼트 UI 디자인과 오랫동안 봐온듯한 공조 디자인, 중후한 느낌의 우드 트림 등이 참신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비슷한 8천만원대 가격의수입 SUV 중 이 정도로 고급진 내장 마감은 XT6가 유일무이하다.
편의 및 안전 장비는차고 넘친다. 사각지대 및 전, 후방 경고 시스템, 디지털 룸미러,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 14 스피커 시스템, 나이트 비전, 실시간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인성이 훌륭한 HUD 및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으로 탄탄한 상품성을 갖췄다.
특히 HUD와 디지털 룸미러는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비교가 안될 만큼 선명한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구색만 맞춘 기능이 아닌 햇빛이 깊게 들어와도 훌륭한 시인성을 자랑한다.
아울러 나이트 비전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사람과 동물을 인식한다. 가로등이 없는 국도를 주행할 때 유용했다. 또예상보다 큰 XT6 차체가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골목길을 주행할 때 어라운드 뷰를 통해 이런 불안감을 확실히 상쇄시켜줬다.
XT6오디오 시스템은 꽤나 매력적이다. 풍부한 서라운드와 단단한 베이스가 인상적이였다. 오디오는 보스의 퍼포먼스 시리즈 스피커 14개가 배치되어 클래식이나 재즈를 감상할 때 운전자의 감성을자극했다.
실내 시트 배열은 2+2+2 3열 배열이다. 준대형 SUV답게 넉넉한 무릎공간과 헤드룸, 넓은 실내공간을 보여준다.
1열 시트는 통풍 및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충돌 경고로 시트에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안내하는 햅틱 기능이포함됐다. 2열과 3열의 시트는 2열에 위치한 버튼 및 트렁크에 배치된 버튼을 통해 2열 시트를 접거나, 3열 시트를 접고 필 수 있다.
또센터콘솔 뒤에 위치한 공조장치를 통해 2열과 3열에 송풍되는 온도 및 풍량을 조절이 가능하다. 탑승자를 위한 충전포트가 2열과 3열에 각각 배치됐다.
2열의 레그룸,헤드룸은더할 나위 없이 모두 넉넉하다.시트착좌감도 훌륭한 편에 속한다. 특히 2열 승차감이 꽤나 좋았다. 오히려 1열보다 더 편안한 느낌의 승차감을 보여줬다. 시트쿠션감도 푹신한 편이다.
3열도 좁지 않은 공간이지만 착좌감은 다소 딱딱하다. 장거리 탑승은 힘들 것으로 보였다.
트렁크 공간은 웬만한 짐은 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열과 3열을 전부 폴딩시켰을 때 성인 남성 2명이 넉넉히 누울 수 있을 법한 차박 공간이 생긴다. 부피가 큰 짐을 싣거나 차박이나 캠핑에 있어서도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트렁크는 전동 오픈 및 클로징 기능을 제공한다. 앞서 설명한 전동 폴딩을 지원해 짐을 적재할 때 수동으로 접을 필요없이 편하게 적재할 수 있다.
시동을 걸고 도로에 나서자, 두툼한 토크밴드와 6기통의 음색이 운전하는 내내 기분을 좋게 한다. 합류를 위해 급작스러운 가속 상황에 놓여져도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토크가 운전의 피로도를 현저히 낮춰줬다.
XT6는 공차중량 2.1톤에 육박해 결코 가볍지 않지만 가속 시 둔하다는 느낌보다는 경쾌하다는느낌이 인상적이다. 파워트레인은V6 3.6L의 출력 314마력, 토크 38kgf.m을 발휘한다. 9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롭게 매칭됐다.
다만 무거운 차체와 6기통파워트레인으로 인해 시내 연비는 정체길 주행 시 5~6km/l로 출퇴근 시 사용한다면 유류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비 개선을 위해 부하가 적을 때는 가변 실린더 기술을 통해 V4 주행으로 전환하는 등 연비 향상을 위한 노력도 더해졌지만가다 서다를 반복하는정체길에서는 드라마틱한 연비 향상은 없었다.
고속 연비는 12~13km/l를 오갔다. 트래픽이 없는 상황에서는 14km/l의 연비도 보여줬다. 100km/h로 평지 위주의 고속도로 주행을 주로 한다면 14~15km/l까지 동급 대비 괜찮은 연비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XT6하체 느낌은 전반적으로 하드하다. 롤을 최대한 억제시키는 성향의 셋팅이 이루어져 있었다. 시내에서는 캐딜락 특유의 소프트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다. 상대적으로 독일차 브랜드의 SUV를 타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도 안정적이면서도 스포티한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다.
고속도로에 올렸을 때는 시내에서 느껴진 승차감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소프트한 승차감을 보여주며 편안한 주행이 이어진다. 소프트하지만 다소 극적인 상황에 놓여도 준대형 SUV 답지 않은 민첩한 움직임과 신뢰감을 주는 핸들링을 돋보였다. 또브레이크도 브렘보6P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돼고속에서 급 정거시에도 뛰어난 제동력을 보여줬다.
캐딜락 XT6는 단일 구성인 스포츠 트림으로 판매가는 8,640만원이다. 경쟁 차종으로는 볼보의 XC90, BMW X5, BMW GLE 클래스 등이 있다.이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가성비를 제공한다.
더불어 경쟁 차종에 비해 실내에 가죽과 스웨이드 내장재를 적극사용해우수한 소재감과 화려한 인테리어로 차별화했다. 실내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좋아하고고속주행이 잦으며 운전할 때의 주행감각을 중시한다면 XT6은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한 줄 평
장점: 경쟁 차종대비 폭넓게 구성한 고급스러운 가죽과 스웨이드의 소재감, 뛰어난 주행감각
단점: 다소 아쉬운 인포테인먼트 디자인, 오랫동안 봐온 듯한 실내 구성
이재웅 에디터 jw.lee@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