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류 열풍을 이끄는 주인공은 단연 K푸드라 할 수 있다.
신고가 행진
잔잔하던 식음료 시장에서 올해 가장 큰 '파장'을 몰고 온 회사는 단연 삼양식품이다.
1975년 상장한 이후 49년만에 지난 20일 처음으로 종가 기준 50만원을 넘은데 이어, 28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53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연일 초집중을 받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주가만 살펴보더라도 최저 2만원대에서 지난해 8월 13만원대까지 잔잔하게 오르내렸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올해 각광을 받은 이차전지나 AI 관련주의 오름폭에 충분히 비견될만 하다. 또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어서며 농심을 제치고 '라면 대장주'로 등극했고, 이제는 식음료 대장인 CJ제일제당의 5조원대 시총에 도전하고 있다.
물론 삼양식품만 독주하는 것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7일 장중 37만 8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고, 동원F&B와 대상, 롯데웰푸드가 역시 같은 날 각각 4만 6100원과 2만 4700원, 15만 31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이에 앞서 삼양식품 실적 발표일인 17일에는 오뚜기가 장중 46만 6000원으로 52주 최고가, 22일에는 빙그레가 지난 2013년 이후 무려 11년만에 10만원에 근접한 장중 9만 7700원을 각각 기록하기도 했다.
SNS도 주목해야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가 연초 대비 13% 이상 오를 정도로 식음료 회사들이 장을 주도한 것은 라면과 김 등이 확실한 히트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은데다, 식음료 회사들의 특성상 잘 나가는 타사 제품과 유사한 것을 빠르게 만들어 트렌드에 적극 편승하는 '미투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X(구 트위터) 등 글로벌 SNS에 자주 언급되는 '해시태그'의 추이, 즉 빅데이터에 따라 히트 가능성을 살필 수 있다. 한 식음료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의 SNS 등을 활용한 바이럴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이를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사들도 적극적으로 주목하는 대목이다. 더블유자산운용의 종목별 SNS 빅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의 틱톡 해시태그인 'buldak'(불닭) 언급 회수는 연초 4만건 수준에서 현재 7만건까지 급증했고, 인스타그램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미 판매량과 궤적을 같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냉동김밥을 수출하는 국내 3곳의 회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우양의 '김밥'과 CJ의 '비비고', 오리온과 롯데웰푸드의 '초코파이' 등의 영어 해시태그가 많이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삼양식품의 상승세를 이어갈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열풍 덕에 식음료사들도 내수 시장의 한계를 딛고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만들어지면서 업계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며 "다양한 글로벌 입맛과 라이프 스타일에 충족할 수 있도록 현재보다 더 업그레이드 되고 현지화된 한식 응용 식품은 물론 소스나 장류와 같은 다양한 제품과 식재료를 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