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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시장 지각 변동…'인수·상장' 카드 활용, 생존경쟁 치열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3-10-23 14:58 | 최종수정 2023-10-23 16:08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한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한 이커머스 업체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카드 등을 앞세워 기업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 지갗동의 중심에는 큐텐이 있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 집중해 온 큐텐은 지난달 말부터 11번가 모기업인 SK스퀘어와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받고 18.18% 지분을 넘겼다.

그러나 당시 투자 약정상 조건인 5년 내 기업공개(IPO)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SK스퀘어는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11번가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큐텐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18.18%의 매각가다. 큐텐은 이달 초부터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 마무리까지 일반적으로 두 달 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커머스업계 안팎에선 큐텐의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시장 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 인수했고, 지난 3월 인터파크에서 쇼핑·도서 부문만 떼어낸 인터파크 커머스의 발행주식 100%를 취득했다. 지난 4월에는 위메프 발행 주식의 86%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사들이는 등 이커머스 3개 기업을 바탕으로 입지 강화에 나섰다.

3개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4.6%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7위권이다. 시장 점유율 7%를 차지하고 있는 11번가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전체 시장 점유율은 11.6%로 올라간다.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쿠팡(24.5%)과 네이버(23.3%)에 이어 업계 3위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SSG닷컴은 IPO를 통한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 내년 중 IPO 절차 착수를 목표로 주관사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2021년 10월 IPO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경제 상황 등을 고려, 잠정 중단한 바 있다.

SSG닷컴은 IPO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확대에 힘써왔다.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했고, 하반기 역시 상대적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이르면 내년 3월 SSG닷컴이 IPO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SG닷컴은 IPO로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플랫폼'으로 변신, 차별화된 기업경쟁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이커머스업계의 주류였던 초저가 판매를 벗어나 브랜드·고가 상품 라인업을 통해 '고급화' 전략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컬리 역시 IPO를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IPO 시장 한파로 올 초 상장 계획을 잠정 중단했지만,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상황은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5%가량 규모를 줄였다. 내부적으로 현재와 같은 실적 개선 분위기를 이어갈 경우 장기적으로는 분기, 연간 흑자 전환까지 갈 수 있는 경영전략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새벽 배송 업체 중 유일한 흑자기업인 오아시스의 IPO 재추진 가능성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큐텐의 지난해 티몬 인수와 함께 이커머스의 지갗동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며 "최근 IPO 시장 활성화에 IPO 중단에 나섰던 기업이 재도전에 나서는 등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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