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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은 역시 놀이동산, 골라서 즐긴다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2-10-04 11:28 | 최종수정 2022-10-05 11:13


10월은 핼러윈 시즌이다. 테마파크마다 악마의 축제가 시작됐다. 핼러윈은 과거 가을철 테마파크 모객을 위해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마니아층까지 생겨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주요 소재가 됐다. 좀비와 악마들이 선사하는 공포감은 이국적인 동시에 자극적이다.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자주 접한 만큼 공포감은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극강의 공포를 내세우는 만큼 성인 위주의 콘텐츠에만 치중한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테마파크의 핼러윈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이다. 국내 대표 테마파크인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에서 한국형 핼러윈의 진수를 느껴보자. 어린아이와 노약자를 동반하는 이를 위한 팁도 소개한다.


◇롯데월드가 핼러윈 시즌을 맞아 호러 핼러윈:The Expansion을 11월 13일까지 진행한다. 사진제공=롯데월드
롯데월드, 볼거리 강조 호러 핼러윈:The Expansion

롯데월드의 핼러윈은 그동안 야외에 위치한 매직아일랜드를 주 무대로 활용했다. 올해도 비슷하다. 차이라면 롯데월드 어드벤처(실내)로 공간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무대가 넓어졌다는 것은 스토리가 확장된 것을 뜻한다. 올해 처음 롯데월드에서 핼러윈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의 매직캐슬.사진제공=롯데월드
지난해 롯데월드의 핼러윈은 좀비프리즌에서 탈출했던 좀비가 매직아일랜드를 점령하는 스토리로 진행됐다. 올해는 지난해의 연장선에서 실내까지 공격해온다는 스토리가 추가됐다. 기존에 매직아일랜드에서만 진행됐던 '호러 존'이 실내 가든스테이지 인근의 스페인해적선과 회전 바구니 지역까지 확장됐다. 박미숙 롯데월드 상무는 "호러 핼러윈의 스토리 추가를 통해 공간을 확대했고, 다이내믹하고 스릴 넘치는 '호러 존' 뿐만 아니라 귀여운 호박, 유령과 캐릭터들로 온 가족이 함께하는 '큐티 존'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온가족이 핼러윈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탈출의 스테이션. 사진제공=롯데월드
롯데월드는 우선 공포를 즐기기 위한 핼러윈 마니이층을 위해 체험형 콘텐츠 3종을 운영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 방탈출 게임 '끝나지 않는 악몽'을 통해 좀비가 득실거리는 매직아일랜드를 탈출하는 게 대표적이다. 탈출의 시작은 매직 아일랜드 곳곳에 붙어 있는 비상 연락망 포스터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면서부터다. 모바일 안내에 따라 문제를 풀어 미션을 수행하는 참여형 콘텐츠다. SMS와 QR코드 등을 활용해 매직아일랜드를 누비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최종 탈출 미션에 성공하면 깜짝 선물이 제공된다. 시작 장소에 따라 세부 스토리와 미션이 다르다.


◇롯데월드 호러 체험형 콘텐츠 좀비서브웨이. 사진제공=롯데월드
'좀비 서브웨이'는 좀비아일랜드를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탈출 수단인 지하철에 탑승한다는 스토리로 진행되는 호러 콘텐츠이다. 지하철이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좀비에게 쫓기는 느낌을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실제 지하철을 재현한 세트 구성, 입체 음향, 조명 연출을 더했다. 어두운 지하철 공간 속 객차 안으로 좀비가 들어서면 공포감은 극대화된다. 좀비는 절대 관람객의 몸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음에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 소름은 어절 수 없다. 어둠 속에서 시작된 짜증과 공포, 안도, 탈출의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감정변화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시간이다.


◇롯데월드 호러 체험형 콘텐츠 좀비프리즌. 사진제공=롯데월드
워크스루형 호러 어트랙션 '좀비프리즌'은 좀비가 점령한 감옥에서 탈출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인플루언서 '왓섭'이 프리퀄 스토리를 구성했고, 국내 유명 영화 세트 제작사와 함께 감옥 시설을 제작해 섬뜩한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했다. 줄을 잡고 체험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공포지수로로 보면 좀비프리즌, 좀비 서브웨이, 끝나지 않는 악몽 순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공포를 몸으로 체험했다면 이제는 즐길 차례다. 일몰 후 펼쳐지는 퍼포먼스와 으스스한 분위기는 핼러윈의 중심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


공연뿐 아니라 야간에는 매직아일랜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매직캐슬은 미디어 맵핑으로 섬뜩한 광경을 자아내며, 폐허가 된 매직아일랜드와 실내 어드벤처의 통제구역은 핏빛 조명으로 음산하다. 매직아일랜드의 아트란티스, 자이로스윙, 혜성특급 등 어트랙션 곳곳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좀비에게 습격당한 듯한 경찰차도 널브러져 있다. 메인브릿지는 좀비아일랜드를 벗어나기 위한 열차가 있는 '탈출의 스테이션'으로 변신했으며, 좀비프리즌을 감시하던 매직캐슬 안 중앙 관제실은 좀비에게 점령당한 모습이다. 곳곳이 핼러윈을 즐길 수 있는 사진 촬영 명소가 된다. 매일 3회(오후 6시30분, 7시15분, 8시15분), 매직아일랜드 곳곳에 거대 좀비들과 강철부대 연기자들이 깜짝 출몰해 포토타임도 갖는다.


◇롯데월드 가든스테이지에서 매일 진행되는 좀비어텍 공연. 사진제공=롯데월드
롯데월드의 핼러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알람설정이 필수다. 어린이와 노약자를 동반한 관람객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표적인 공연은 매직아일랜드를 점령한 좀비군단이 어드벤처를 습격하면서 강철부대와 사투를 벌이는 '좀비어택'과 '통제구역A'디. 실내 어드벤처에서 진행되는 두 공연은 좀비의 화려한 단체 군무와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매일 19시30분 가든스테이지 위에서 펼쳐지는 '좀비어택'은 연출과 스토리의 호러 강도를 조절해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 스페인해적선 주변에서 매일 20시15분에 진행되는 '통제구역A'는 좀비들을 바로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고, 공연 후 관객들과 포토 타임도 진행된다.


◇롯데월드가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선보이는 드라큐라의 사랑 공연. 사진제공=롯데월드
어린이를 위한 핼러윈 콘텐츠도 다양하다. 어드벤처 1층에 입장하자마자 만나게 되는 드림캐슬 포토존과 만남의 광장 빅로티 포토존은 깜찍한 유령으로 변한 캐릭터들이 호박, 캔디 등과 어우러져 핼러윈을 느낄 수 있다. 어드벤처 4층에 위치한 롯데월드 대표 셀프 포토 스튜디오 '그럴싸진관'도 5개 부스를 핼러윈 콘셉트로 리뉴얼했다.


◇롯데월드에서 매일 진행되는 로티스 할로윈 파티 퍼레이드. 사진제공=롯데월드
큐티 핼러윈 공연은 어린이를 위한 핼러윈 공연의 백미다. 매일 2회(14시, 18시30분) 핼러윈 호박, 유령, 드라큐라, 로티와 로리까지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로티스 핼러윈 파티 퍼레이드'는 롯데월드 시즌 퍼레이드 중 가장 인기가 높다. 관람객의 직접 참여도 가능하다. 이밖에 오후 3시30분 가든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드라큐라의 사랑', 오후 5시 만남의 광장에서 펼쳐지는 신규 공연 '장난꾸러기 잭 오 랜턴'은 어린이 고객을 위한 맞춤형 즐거움을 선사한다. 롯데월드의 호러 핼러윈:The Expansion은 11월 13일까지 진행된다.

롯데월드는 부산롯데월드에서도 11월 13일까지 '할로윈 로얄 가든 파티'를 테마로 핼러윈 축제를 진행한다. 부산롯데월드는 '마녀의 저주로 깊은 잠에 빠진 동화 속 왕국'을 콘셉트로 좀비로 변해버린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를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에버랜드의 블러드시티6에 나타난 좀비들. 사진제공=에버랜드
에버랜드, 예술로 승화한 핼러윈:블러드시티6

에버랜드의 올해 핼러윈 축제는 한편의 예술작품에 가깝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지만 핼러윈의 기본에 충실한 극강의 호러 체험존 블러드시티가 가장 눈길을 끈다. 블러드시티는 호러 마니아의 공포체험 성지로 자리매김한 핼러윈 대표 명소다. 2010년부터 호러빌리지, 맹수가 퇴근한 저녁 사파리월드에서 버스를 타서 즐기는 호러사파리 등 다양한 호러 체험을 제공했다. 지금의 블러드시티는 2017년 시작해 스토리를 가미, 시즌6을 맞으며 완성형 핼러윈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에버랜드의 블러드시티6는 오징어게임으로 미국 미술감독조합상을 수상했던 채경선 감독이 연출했다.사진제공=에버랜드
블러드시티6은 좀비가 가득한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199번 급행열차(티익스프레스)를 타야 한다는 테마스토리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화이트 엑스, 다크 엑스 등 세계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199는 에버랜드 실제 주소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로 199'에서 따왔다고 한다. 관련 내용들을 사전에 알고 즐긴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핼러윈을 즐기는 데 지장은 없다. 그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낸다.

블러드시티6은 '오징어게임'으로 제26회 미국 미술감독조합상(Art Directors Guild Award)을 수상했던 채경선 미술감독과의 콜라보를 통해 탈선한 기차, 철로, 터널, 네온사인 등 오싹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디스토피아적인 기차역 풍경을 공포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몰입감 있게 제작됐다.

실제 무궁화호 기차 2량을 공수해 좀비들에게 파괴된 열차로 실감나게 연출하며 블러드시티의 완성도를 극대화했고, 블러드시티 게이트에는 파나소닉의 4K 초고화질 프로젝터를 활용해 오싹한 분위기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구현한다.


◇에버랜드 할로윈 블러드시티6 인터뷰중인 채경선 미술감독. 사진제공=에버랜드
채경선 감독은 "영화와 달리 놀이공간에 대한 콘셉트를 잡는 게 어려웠다"면서도 "코로나 기간 지쳐 있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쪽에 초점을 맞췄고, 직관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가족, 친구, 연인 모두 만족할 만한 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낮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즐길 수 있도록 화려하게 연출했다"며 "블러드시티다 보니 레드 색감 강조했지만 총 천연색을 다 사용했다"고 말했다.

영화와 테마파크의 연출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예산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관람객의 체험이 이뤄지는 만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했다. 이 부문은 에버랜드의 디자인그룹과 기술팀의 노하우가 빛을 발휘했다. 그동안 다양한 공간연출을 구성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 연출을 완성했다.

에버랜드의 핼러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미로형 공포체험존 '호러 메이즈'다. 블러드시티 최종 목적지인 '티익스프레스 199'는 입구, 대기동선, 탑승, 하차에 이르는 모든 체험 과정에 호러 연출을 확대해 몰입감을 강화했다. 좀비 관련 실험실을 무대로 한 공간 속으로 5명씩 줄을 잡고 어두운 미로를 뚫고 지나가는 형태다. 좁은 공간을 통과하는 데 제공되는 것은 흐릿한 손전등 하나다. 그것도 맨 앞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줄 뒤에 설수록 큰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공포 마니아가 알아야 할 팁이다.

블러드시티 특설무대에서는 좀비와 인간들의 쫓고 쫓기는 사투를 다룬 '크레이지 좀비헌트' 공연이 펼쳐지고, 키가 3m가 넘는 초대형 좀비들도 블러드시티 거리에 갑자기 나타나 고객과 핼러윈 포토타임을 진행한다.

블러드시티 입구에는 '화이트엑스의 비밀분장실'이 새롭게 문을 열어 분장 전문가의 메이크업을 통해 다양한 좀비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다. 이밖에 지난해 온오프라인 연계 이벤트를 통해 블러드시티 명예 시민증을 획득했던 고객에게는 티익스프레스를 우선 탑승할 기회을 제공하고, 핼러윈 한정판 모바일 기프트카드를 구매한 고객은 호러메이즈, 음료 등 특별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에버랜드의 핼러윈 테마가든. 사진제공=에버랜드


에버랜드는 극강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블러드시티6를 선보이고 있지만 어린이와 노약자가 즐길 수 있는 핼러윈 콘텐츠도 대거 선보인다. 약 1만㎡ 규모의 포시즌스 가든은 컬러풀한 호박 조형물과 함께 국화, 코키아, 맨드라미, 패랭이 등 가을꽃이 가득한 핼러윈 테마가든으로 꾸몄다. LED 대형 스크린 앞 화단에는 강렬한 주황빛의 메리골드 20만 송이가 가득 있어 스크린 영상 속 메리골드 꽃길이 계속 이어지는 듯한 핼러윈 인피니티 가든을 연출한다.

포시즌스 가든에서는 3D 맵핑과 수천발의 불꽃쇼가 어우러진 '고스트맨션' 공연이 매일 밤 펼쳐지고, CJ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폴 인 가든 콘서트'도 11월 5일까지 매주 토요일 밤 선보일 예정이다.


◇애버랜드의 핼러윈 위키드 퍼레이드. 사진제공=에버랜드
핼러윈 특별 공연도 진행돼 해골, 마녀, 호박 등 귀여운 악동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핼러윈 위키드 퍼레이드'와 '달콤살벌 트릭오어트릿' 거리 공연이 매일 낮 펼쳐진다.

어트랙션을 타며 핼러윈을 유쾌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핼러윈 테마로 변신한 페스티벌 트레인 '스푸키 199'나 야행성 맹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더욱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나이트 사파리 트램'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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