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망 사용료(망 사용료) 분쟁이 확대될 전망이다. 국회가 지급 의무화 법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가 입법 반대 움직임에 동참했다. 유튜브는 구글이 서비스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구글까지 망 사용료 공방에 가세, 입법 논의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ISP 업계는 유튜브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구글이 부담해야 할 망 이용료 규모는 매출과 영업이익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망 이용료 지불로 유튜버에게 불이익이 가게 된다면 플랫폼 독점력을 바탕으로 한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에는 해외 CP의 망 이용 대가와 관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총 7건이 발의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 대상사업자의 트래픽 양을 분석해 올해 2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구글이 국내 트래픽 양의 27.1%, 넷플릭스가 7.2%를 차지해 둘의 합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겼다. 2020년 같은 기간 구글 25.9%, 넷플릭스 4.8%보다 늘었다.
망 사용료 의무화 추진에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가 거세게 반발하며 CP와 ISP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확산, 입법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변수는 망 중립성 원칙을 존중하던 해외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이다. 망 중립성이란 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기기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는 통신업체가 누구에게나 동등한 인터넷 접근을 제공하고 속도나 품질에서 차별하지 못하도록 해왔지만 최근 글로벌 CP의 네트워크 트래픽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망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는 해외에서도 CP에 망 사용료 부과 주장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입법화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 인터넷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의 국내 동영상 트래픽 비중이 크다"며 "네트워크와 설비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망 사용에 따른 비용 부담 회피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의 열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