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질적으로 서로 다른 위험 선호도를 보이는 그룹 간에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뇌 조직의 유전자 발현에서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도박 장애에 대한 취약성과 위험을 추구하는 행동의 기저에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연구는 유전체 연관분석을 통한 단일염기다형성(염기서열 중에서 하나의 염기 차이를 보이는 유전적 변화)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개체의 특정 뇌 조직에서 발현된 전사체 전체를 심도 있게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도박성게임 훈련을 통해 한 번에 얻는 보상의 크기는 작지만, 회수가 지날수록 최종적으로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되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위험 회피군과, 반대로 한 번에 얻는 보상의 크기는 크지만, 회수가 지날수록 최종적으로 더 적은 보상을 얻게 되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위험 추구군을 분리했다.
이번 연구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특정 뇌 부위에서 위험 선택 행동에 따라 실제로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들을 찾아낸 것에 의의가 있으며 중독질환에 취약한 의사결정 장애의 유전적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위험선택 행동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적 역할을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연준 교수는 "앞으로 세포를 종류별로 분리하고, 단일세포 수준에서의 유전자 발현 차이를 정밀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뇌과학원천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의과학 선도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행위중독학회 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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