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통증 있는데 혹시 췌장암?…체중감소·황달 등 증상도 살펴야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9-14 14:02 | 최종수정 2022-09-14 14:02


등 통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등과 연결된 다양한 근육부터 대상포진 같은 신경질환, 심지어 심장 근육이나 갈비뼈에 문제가 있어도 발생한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 췌장암도 등 통증을 유발하는 암 중 하나다.

췌장은 복부에 있는 장기이지만 췌장이 등과 가까운 자리에 놓여 있어 복통과 등 통증을 수반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는 "실제로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경성(과민성), 건강염려증, 운동 부족, 부인과 질환, 근골격 질환 등이 원인이었다. 췌장암 발생비율은 약 1만 명당 1명 꼴로, 발병 가능성이 낮은 질환이기 때문에 사실상 등 통증이 있다고 해서 실제로 췌장암일 확률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으로 인해 등 통증이 발생하면 이미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통증 위치는 췌장부위 즉, 명치 뒤쪽이며 아픈 부위가 명확하기 그어지지는 않고, 통증이 시작되면 한 시간 이상 오래 지속된다. 간혹 다른 곳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등 한 곳을 명확히 콕집어 아픈 곳을 지적하는 경우, 스트레칭이나 등을 쭉 펴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 허리를 돌릴 때 잠깐 순간적으로 아픈 경우는 대개 췌장암으로 인한 통증은 아니다. 또한, 췌장암은 체중감소, 식욕감퇴, 당뇨, 췌장효소 부족으로 인한 묽은 변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동반 증상을 함께 검토하며 진단을 내리게 된다.

등 통증 외에 췌장 낭종이 있다는 소견도 췌장암을 걱정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모든 낭종이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점액성 낭종이 있는 경우에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검진 시에 낭종 소견이 있으면 이후 주기적으로 검사가 필요하다.

주 교수는 "췌장 낭종이 단기간에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여러 지표를 통해 암이 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제때에 치료하면 췌장암이 되기 전에 완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췌장 낭종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 요즘은 미세침습 수술인 복강경 수술을 이용해 낭종만 절제하거나, 낭종이 뿌리에 생긴 경우 조금만 잘라내 치료한다. 복강경 수술은 배의 근육 등 조직을 자르지 않고 구멍 하나만 뚫어 시술할 수 있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낭종 부위에 항암제나 에탄올을 투여해 낭종을 괴사시키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으나, 낭종의 형태에 따라 적응증이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에탄올 때문에 췌장 전체가 녹아내릴 수도 있어 아직까지는 연구가 더 필요한 치료법이다.

췌장 낭종은 갑자기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또한, 암으로 발전하는 것이 매우 느린 경우 당장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잊고 살라는 것은 아니다.

주 교수는 "췌장 낭종이 있어도 100세가 넘어야 암이 된다면 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관심을 버리라는 것은 아니므로 주치의와 함께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주광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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