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이 높은 피부암인 흑색종의 조기진단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조직 생검 부위 추천 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국제 학술지에 보고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한주희 교수(교신저자)와 박지호 전공의(제1저자) 연구팀은 흑색종 진단 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조직검사 (펀치 조직생검)에 비침습적, 증강 접근 방식을 적용해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펀치 조직생검 부위를 제안하는 모델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의 흑색종과 양성 점의 피부확대경 검사 이미지와 공개 데이터 (HAM10000 흑색종 데이터)를 병합했다. 머신러닝 분류기(classifier)는 이미지가 양성인지 악성인지 결정하도록 훈련되었고, 이미지 생성기(generator)는 styleGAN2 알고리즘를 사용해 육안으로는 흑색종과 유사하지만, 흑색종의 특이적인 특성이 제외된 양성 점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훈련되었다.
분류기의 정확도는 91.05%, 민감도는 49.18%, 특이도는 98.16% , F1 점수(정밀도와 재현율의 조화평균)는 65.53% 이었다.
다음으로 피부과 전문의의 조직생검 추천위치와 AI 모델이 권장하는 조직생검 위치를 비교했다. 즉 전문의가 흑색종 진단을 위해 조직생검 위치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부위(confidence level 1)와 그 다음으로 적합한 조직생검부위(confidence level 2)를 선정하고, AI 모델이 적합하다고 추천한 조직생검 부위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레벨A, 레벨B, 레벨C, 레벨D의 각각 정확도는 58%, 90%, 78%, 98%로 확인되었다.
흑색종은 보통 작은 점으로 시작해 점점 커진다.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에 있던 점에서 모양의 비대칭화, 경계 불규칙, 색깔 변화, 크기 증가 (>6mm) 의 변화가 생기면 반드시 흑색종을 의심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광범위한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 면역치료제, 표적치료제 등이 치료법이다. 동양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흑색종은 자외선 노출이 적은 손, 발가락, 발바닥에 주로 발생하며, 손발톱에 생기는 경우는 검은 선으로 시작해 점차 넓어지고 주변 피부로 번지는 모습을 보인다.
한주희 교수는 "이 파일럿 연구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모델이 더욱 개선된다면, 조직검사 부위를 정확히 제안해 흑색종을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도록 의사결정을 보조해 결과적으로 흑색종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한 교수는 "피부암은 조직생검 부위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다른 피부암과 달리 흑색종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림프절, 뇌, 뼈, 및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 되어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의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 인공지능기반 펀치 조직생검 부위 추천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흑색종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피부과 및 성병 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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