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 위축과 매매가 하락에 따른 분양 이점 축소 등이 부각되고 있는 영향을 받았다.
서울지역 가입자 수는 지난 5월 625만5424명, 6월 625만1306명, 7월 624만4035명으로 2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감소 폭도 4118명, 7271명으로 확대됐다.
5대 광역시의 가입자 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531만1330명, 530만9908명, 530만5175명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폭은 1422명, 4733명으로 커졌다. 특히 지난 달에는 인천·경기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881만6737명으로, 6월 882만374명 대비 3637명 줄었다.
청약 인기 지역으로 꼽힌 수도권과 5대 광역시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지난 달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미뤄볼 때 기타지방에서 1순위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주소지를 이전했을 가능성보다는 통장 해지 수요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 위축으로 청약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을 받았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4대 청약통장 유형(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운데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지난 7월의 경우 6월과 비교해 청약저축(39만6163명→39만4542명), 청약부금(16만2852명→16만2314명), 청약예금(100만8353명→100만562명)의 가입자 수는 감소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외 상품에서 청약 당첨자를 제외하고도 통장 가입 해지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청약통장 해지 배경으로는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 감소 및 집값 가격 하락을 전망하는 수요자 심리가 반영된 것을 꼽을 수 있다. 금리 인상을 비롯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집값이 낮아지고 있어 청약의 이점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구매 심리 자체가 줄어든 것도 청약 통장 해지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국 단위로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7월이 처음"이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가격 하락으로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약 통장 해지의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금리는 현재 연 1.8%로, 2016년 8월부터 6년째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금리뿐 아니라 예·적금 이자가 오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심지어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기준금리인 연 2.25%보다 낮다.
정진훈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장은 "가입자를 통해 조성된 107조원 가량의 기금은 디딤돌·버팀목 대출과 같은 저금리 정책자금대출에 쓰이는 구조"라며 "청약통장은 재테크 수단이라기보다는 청약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1인당 잔고가 400만원도 안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예·적금 통장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디딤돌·버팀목 대출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상황에서 청약통장 금리를 올리면 기금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