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다음 달부터 3나노(1㎚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양산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 간 파운드리 기술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해 6월 30일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 초도 양산을 공식 발표한 바 있으며 7월 25일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3나노는 반도체 칩의 회로 선폭을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3 수준으로 좁힌 것으로, 삼성은 초미세 공정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기존의 '핀펫'(fin-fet) 기술 대신 업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했다.
TSMC는 3나노까지는 기존 핀펫 공정을 유지하고 있어, 공정 로드맵상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선 모양새다.
다만 고객사 확보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를 앞서나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TSMC가 애플을 3나노 공정 고객으로 확보한 것을 두고 안정적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 비율)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율이 낮으면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고객사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애플 외에도 인텔, 퀄컴, 미디어텍,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을 3나노 공정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줄여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SMC의 고객사 확보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나노 공정 고객사와 관련해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고객사를 확인해주기는 어렵다"며 "이미 양산에 돌입했다는 것 자체가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3나노 GAA 2세대 공정을 개발 중이며, 모바일 부문에서는 이미 복수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는 점유율 면에서 볼 때 TSMC에 밀리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TSMC가 53.6%, 삼성은 16.3%였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