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역대 최저'

강우진 기자

기사입력 2022-08-01 08:55 | 최종수정 2022-08-01 09:37


 ◇금리 인상·경기 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18만4134건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가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20년(45만2123건)과 비교하면 59.3%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 아파트 매매량이 20만건 이하인 것은 올해와 지난 2019년(19만8182건)뿐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은 4만8298건에서 9931건으로 79.4%, 인천은 3만9911건에서 7928건으로 80.1% 각각 급감했다. 서울과 인천에서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건수가 1만건을 밑도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경기도도 14만9511건에서 3만5549건으로 76.2% 감소했다.

지난 2020년 상반기는 초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자금 유동성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가 폭증하고, 가격도 대폭 올랐다.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월에 0.5%p(포인트) 낮추는 '빅 컷'(연 1.25%→0.75%)을 단행하고, 2개월 만인 5월에 0.25%p 추가로 인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피해가 예상보다 크고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가 지속해서 인상되자 아파트 매매 시장은 2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한은은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 스텝'(연 1.75%→2.25%)을 사상 처음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아파트 매수 심리의 위축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매 급증과 가격 폭등에 따른 불안감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해 아파트 매수에 나섰던 2030 세대의 '패닉 바잉'(공황 구매)도 올해 들어 잦아들었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층의 매수세가 약해진 탓이다.

부동산원 아파트 매매 통계를 보면 지난 상반기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35.9%였다. 이 비중은 지난 2020년 상반기 34.6%에서 2020년 하반기 40.2%로 처음 40%를 넘은 뒤 지난해에도 상반기(41.4%)와 하반기(42.0%) 연속해서 40%를 넘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금리가 언제까지 얼마나 오를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아파트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면서 "다음 달부터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80%로 확대되고, 대출 한도도 6억원까지 상향되지만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매 시장과 더불어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아파트 경매 시장 또한 침체기에 들어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6.6%로 지난 2008년 12월(22.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경기(45.6%)와 인천(31.3%)의 낙찰률도 올해 들어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수도권 전체 아파트 낙찰률은 38.1%로 낮아졌다.

경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전국(5.8명) 단위는 물론 서울(3.0명), 인천(4.5명) 등에서 올해 들어 월 기준 가장 적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도 지난달 전국 90.6%, 수도권 93.4%를 기록해 각각 1년 10개월,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한동안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내 집 마련 수요자는 자금 여력이 되는 범위에서 진입을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선임연구원은 "감정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라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호가나 실거래가는 떨어진 상황인 반면 경매 시장의 감정가는 대부분 지난해 상승장에서 매겨진 가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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