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및 자살과 관련된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의 종합 평가를 위한 심리평가도구(키트·kit)를 개발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회복탄력성 등 지표를 활용한 고위험 우울증 상관분석이 가능해져 질환의 조기발견 및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세 집단을 대상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에 이르는 신경내분비계(HPA) 축의 기능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타액 코티솔(cortisol) 호르몬 분석을 실시했다. 아침 기상 직후부터 1시간까지 30분 간격으로 총 3회 타액을 모은 후, 타액 속의 코티솔 호르몬 농도를 측정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량이 증가한다. 코티솔은 혈압을 유지하고 전해질의 균형을 도우며, 에너지의 저장을 촉진한다. 또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심폐 활동을 증진해 더욱 민첩하고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을 한다.
또한 아침 기상 후 30분 동안 증가하는 타액 코티솔의 양은 회복탄력성이 높은 그룹이 보통이나 낮은 그룹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석정호 교수는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현장에서 우울증은 설문지를 이용한 자가 보고식 우울 증상 평가와 진료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 표준적인 진단 절차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진단과 마음 건강 상태 특성을 평가하는 영역에서 심리·사회적 평가 차원을 넘어 타액 코티솔 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지표 평가가 가능해져 과학적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Frontiers in Physics'에 '종합적인 재택 평가 키트를 사용한 우울증 및 자살 위험에 대한 회복력 요인과 생물·심리·사회적 지표의 관계: 실제 현장 데이터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5월 30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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