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사실상의 워케이션인 '라인 하이브리드 워크 1.0'을 운영 중이다. 직원을 국내의 원하는 장소에서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인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1년간 시행한 제도에 임직원이 순조롭게 적응했다고 보고, 7월부터 한국과 시차가 4시간 이내인 해외(일본, 대만, 사이판, 호주 등)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네이버는 7월부터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워케이션을 시행한다. 신청 직원 중 매주 10명을 추첨해 강원 춘천과 일본 도쿄의 자사 건물에서 최대 4박 5일간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타트업은 일찌감치 워케이션을 도입, 직원들의 일과 휴식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2020년 10월 창업 이후 100% 원격근무인 '풀 리모트(Full-Remote)'를 골자로 한 근무제를 도입했다. 풀 리모트는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가장 편한 방식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워케이션 기간을 따로 정할 필요 없이 원하는 장소로 떠나 일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성훈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은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과 울산, 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근무 중이다. 90여 명의 임직원 중 약 10%는 미국(본토·하와이), 일본, 홍콩 등에서 일하고 있다.
세금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택스테크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는 6월부터 전 직원이 순차적으로 워케이션에 돌입했다. 종합소득세 정기 신고 기간인 5월에 격무에 시달린 직원들이 6∼8월 중 한 달을 골라 자유롭게 워케이션을 떠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워케이션 제도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6월 한 달 중에 3주만 허용했다가 기간을 늘렸다.
IT업계를 중심으로 워케이션이 확대되고 있지만 긍정적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회사와 근로자 양측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하면 업무 효율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업무가 비대면으로 이어져 직원 간 대면 소통이 줄어들고, 위기 상황 시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며, "업무 구성원 간 역차별, 업무 효율성, 조직 생산성 저하 등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만큼 워케이션 제도 운영을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 및 문제점 발생 시 즉각 해결할 수 있는 소통 확대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