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BALAAN)이 논란에 휩싸였다. 할인 행사 직전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버리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은 것. 회사 측은 '서버 오류'라고 해명했으나, 가파르게 성장한 회사 외형과는 달리 내부 시스템에 대한 고객 불만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일부 이용자들 "장바구니 담아둔 아이템, '네고왕' 방송 이후 가격 올라"
그러나 방송이 공개된 뒤 소비자 반응은 예상과 180도 달랐다.
이용자들은 "'네고왕' 방송 전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상품 가격이 방송 직후 갑자기 올랐다. 17% 할인을 적용해도 기존 가격보다 비싸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발란 측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할인 쿠폰 배포 과정에서 서버 오류가 생겨 가격변동이 발생했다"면서 "오류가 발생한 상태로 고객이 결제한 금액(방송 전 인상된 금액)과 '네고왕' 17% 할인쿠폰이 적용된 금액의 차액을 적립금으로 일괄 보상하거나 부분 결제 취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가운데 발란의 일부 제품 들이 할인 이벤트 업데이트 직전 가격이 바뀌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 벌어졌다. 하필 '네고왕' 방송 시간에 맞춰 모바일 앱 업데이트가 완료된 4월 28일 오후 6시 30분 이전인 오후 2시~6시 20분까지 발란에 입고된 100여개의 제품 가격이 인상된 것. 가격이 오른 브랜드는 구찌, 루이비통, 알렉산더 왕,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고야드 등이었다.
발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업데이트 직전 가격 수정이 이뤄진 것은 상품을 취급하는 개별 파트너사가 환율 변동 등과 같은 요인에 따라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데이트에 따라 가격이 인상되기도, 인하되기도 한다. 발란이 취급하는 전체 18만개의 상품 가운데 100여개 제품의 가격이 변동된 것이기 때문에, 비율 상으로 따져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톱스타 내세운 고강도 마케팅, 화려함보다 내실 기할 때
커지는 외형과 달리, 발란의 영업손실 폭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른 발란의 지난해 매출은 521억7962만원이었다. 이는 전년에 기록한 243억2351억원 대비 114.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손실액 역시 185억5038만원으로 전년(63억5304만원)보다 192% 급증했다.
영업손실액 폭이 급격히 늘어난 데에는 톱스타를 앞세운 고강도 마케팅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발란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190억9589만원, 판매촉진비는 3억9795만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50.6%, 311.9% 늘어난 규모다.
일부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발란은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이익도 증가하는 구조로 가고 있고, 광고 효과로 인한 매출 증대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케팅 전략을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화려한 홍보전략도 좋지만 명품 시장 내 경쟁이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세심한 고객 관리와 서비스 질 개선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판매에 뛰어든 플랫폼사들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유지는 기본,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 등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성장 폭이 둔화세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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