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쓰림으로 입원했던 70대 후반 환자가 가천대 길병원 통합내과 병동에서 휴대용 무선 초음파 소논을 통해 담낭염을 발견,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최근 증상이 심해진 A씨는 치료를 위해 지난 3월 초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했다.
외래진료에서 전문의는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A씨를 위해 입원 치료를 추천했다.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던 A씨는 외래를 통해 별도의 전문의 진료와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내과로 입원했다.
이에 통합내과 라한나 교수는 즉각 휴대용 무선 초음파 '소논'으로 환자의 신체를 진찰했다. 환자의 병상 옆에서 전문의가 즉석에서 초음파 진단을 시행한 것이다.
A씨는 입원 첫날 진행한 복부 CT 검사에서 급성 담낭염이나 담낭 결석은 발견되지 않았었기에 초기 감별 진단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라 교수는 초기 복부 CT에서 보이지 않았던 급성 담낭염의 통증이 환자처럼 명치쪽 통증으로 방사(방사통)해 표현되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급성 담낭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소논으로 복부 여러 부위를 진찰했다. 이후 이뤄진 정밀한 초음파 검사에서 A씨의 담낭벽이 두꺼워져 있고, 담낭 주위에 액체저류(fluid collection)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라 교수는 "통상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CT와 초음파 진단에서 결석이 보이지 않는다"며 "A씨에게 급성 무결석 담낭염이 의심돼 상의 후 특수 내시경 초음파(EUS)를 사용해 다른 질병은 없는지 검사했고, 다른 질병가능성을 최종 배제한 후 진단을 확실히 해 외과와 상의해 수술적 치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전체 급성 담낭염의 약 10%를 차지하며 주로 외상, 수술, 화상, 패혈증, 장기간 금식, 비경구적 영양섭취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방치 시 빠르게 염증이 진행되고 출혈이 일어난 뒤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천공 발생 시 사망률은 약 30%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라 교수는 "A씨의 속쓰림은 2주 이상에 걸친 부실한 영양섭취로 인한 담낭 운동 기능 부전(hypomotility)에 기인했을 것"이라며 "진단 당일 소화기내과 김연수, 김의주 교수, 외과 교수들과 긴밀한 협진을 할 수 있었고, 빠르게 수술을 진행해 A씨가 건강을 찾을 수 있었다. 협진해 준 교수들께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진단이나 발견이 늦어져 합병증이 발생하면 고령인 A씨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A씨는 수술 후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진행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2017년 인천 최초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해 통합내과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입원전담 전문의는 병동 내에 상주해 환자들의 병력 청취부터 검사까지 진단과정을 두루 살핀다. 또 응급치료, 약물치료, 검사 및 상담, 영양관리 등 입원환자에 대한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이는 입원환자의 재원일수 축소, 안전사고 감소 등의 효과로 이어진다. 실제 올해 상반기 환자 입원경험평가에서 통합내과가 1위를 한 바 있다.
라 교수는 "진료시간은 물론 회진시간 외에도 환자들이 진료실로 찾아와 궁금한 점을 묻고 치료 상담을 한다"며 "최근 현장 자문의사로 실제 서울아산 입원전담 전문의가 활동했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속 의사처럼 환자를 돌보고 싶다. 물론 드라마와 현실 간 괴리가 존재하지만, 환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몸과 마음 모두를 치료하는 따뜻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세계 최초로 무선초음파를 청진기 같이 활용할 수 있는 무선초음파 환경을 구현했다.
가천대 길병원과 힐세리온은 초소형 무선초음파 '소논' 개발 후 약 10년간 가천심혈관연구소 정욱진 소장(심장내과)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등 10여건 이상의 국책연구사업들을 통해 무선심초음파와 스마트패치 등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은 소논을 110대 이상 구입해 17개 임상과에 보급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초음파 처방이 이뤄지면 와이파이로 무선초음파의 워크리스트에 전달되고 시행 후 전송을 누르면 무선으로 차세대 디지털 의료영상 정보시스템(PACS)에 업로드 되는 무선초음파 환경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고 있다.
길병원은 "말 그대로 응급실, 중환자실, 병실은 물론 외래에서까지 초음파를 사용해 임상현장 초음파 'Point of care ultrasound(POCUS)' 환경을 만들어 청진기를 대신하는 휴대용 무선초음파 환경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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