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의 경영환경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실적 회복과 상장 재추진을 위해 내실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대내외적인 악재와 돌발 변수 등으로 경영 실적 회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호텔업계의 전반에 실적 확대 기대감이 높아진 것과 다른 모습이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4조 5966억원, 영업손실 2610억원, 당기순손실 36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0년 3조8444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2년 연속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다. 호텔롯데는 코로나 영향을 받아 2020년 영업이익이 -4976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9년 이후 3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호텔사업부, 면세사업부, 월드사업부, 리조트사업부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실적 부진은 전체 실적 비중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사업부 부진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 장기화로 국내외 여행 수요가 급감한 상황임을 감안해도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부진한 성적표다.
호텔롯데는 현금으로 세금을 납부할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올해 1월 25일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 롯데쇼핑 195만3254주, 롯데칠성음료 8만5932주를 법인세 징수 유예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담보로 공탁했다.
안세진 호텔롯데 대표는 당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사마라 등 러시아 요지에서 4곳의 5성급 호텔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역량이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계약 성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텔롯데가 메트로폴리스그룹과 계약을 체결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국제사회가 '러시아 보이콧'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호텔롯데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안 대표를 선임했다. 안 대표는 신사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 전략을 담당했고,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 올린 바 있다.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관련 보이콧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러시아를 시작으로 호텔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에 나서겠다는 호텔롯데의 경영전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호텔롯데의 상장 재추진을 위해선 악재와 돌발변수 등에 따른 리스크는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게 이유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하기 위해선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계속 사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각각 실현'과 '최근 이익액 50억원 이상' 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가뜩이나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는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호텔롯데는 연이은 악재와 돌별 변수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국세청의 고지세액과 관련해 조세심판원 조세불복 심판 절차 진행 중에 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의 호텔 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별다른 변화 없이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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