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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꽃길만 걸어요…벚꽃·수선화·유채·철쭉길을 아시나요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2-04-04 19:10 | 최종수정 2022-04-06 08:02


봄이면 꽃이 핀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달콤한 꽃향기는 코끝을 자극하고, 꽃향기를 머금은 봄바람은 늘 새롭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어렵사리 터트리기 시작한 꽃망울의 활기는 지친 몸과 마음마저 치유하기에 충분하다. 꽃이 피고 봄바람이 부는 4월. 그동안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쳤던 이들을 위해 꽃과 함께 할 수 있는 '힐링산보' 스폿을 소개한다.

청양, 장곡사 벚꽃길

벚꽃의 매력은 풍성한 꽃망울이다. 봄바람에 벚꽃잎이 흩날리는 것은 봄에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전국에 벚꽃 명소는 많겠지만 충청남도 청양군의 '흰 눈이 흩날리듯 아름다운 벚꽃길(벚꽃길)'은 2006년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길'에 뽑힐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 벚꽃길은 청양 읍내와 주정삼거리부터 장곡사 입구까지 6Km에 달하며, 장곡사 벚꽃길로도 불린다. 칠갑산 서쪽 자락을 끼고 달리는데, 좌우로 왕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심은 지 수십 년이나 돼서 제법 굵고 수형도 좋다. 장곡사 벚꽃길은 좁은 도로에 왕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직선보다 곡선 구간이 많아 다양한 풍경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4월 초부터 중순이 만개 시기다. 다른 지역에 벚꽃이 질 무렵 만개하는 만큼 벚꽃길 여행 계획을 지금부터 세워도 무리가 없다. 벚꽃길 중간쯤에 서낭고개가 있다. 고개 정상에 자리한 경찰사격장부터 칠갑산산꽃마을을 지나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장곡사 벚꽃길은 좁은 2차선 도로여서 드라이브하기 좋지만,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차에서 내려 벚꽃의 운치를 여유롭게 즐기기는 어렵다. 오가는 차가 없을 때 눈치껏 주차를 한 뒤 가볍게 산보를 즐길 수 있고, 느긋하게 벚꽃을 즐기고 싶다면 청양의 명물인 국내 최초 나선형 도로에 오르기 전 차를 세울 공간을 이용하는 게 좋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근처에 있는 장곡사, 고운식물원 등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고창, 고창읍성 철쭉길

붉게 핀 철쭉을 좋아하고,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창 읍성을 추천한다. 고창읍성은 고창 시내에서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고창읍성은 4월이면 철쭉꽃이 성곽 주변을 붉게 물들인다. 성곽 위를 거닐 수 있어 여유롭게 넓은 풍경을 즐길 수 있고, 함께 걷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 이야기로 담소를 나눌 수 있다. 고창읍성은 외침을 막기 위해 백성들이 자연석을 쌓아 만든 성곽으로 여성들이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특히 성을 도는 횟수에 따라 건강, 무병장수, 극락왕생한다는 이야기도 품고 있어 자칫 지치기 쉬운 힐링 산보에 목표 의식도 불어 넣는다. 성곽 외에도 성안 소나무길 산책로도 마련되어 있다. 고창읍성이 아쉽다면 시내 근처인 고창 고인돌 유적지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세계에서 가장 밀집 분포한 고인돌 군집으로 고인돌을 비롯해 과거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장흥, 선학동 유채꽃길

전라남도 장흥에 위치한 선학동은 유채꽃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해마다 봄이면 노랗게 치장하고 상춘객과 사진작가들을 불러 모은다. 제주 못지 않은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선학동유채마을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형적인 농촌이었지만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비워둔 논과 밭에 보리를 심으려고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보리를 수매하지 않아 대체 작물로 유채를 파종했다. 2014년 전남 경관우수시범마을,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새뜰마을로 지정했고, 2017년에는 장흥9경에 이름을 올렸다. 노란 유채꽃 물결 너머로 쪽빛 득량만 바다를 볼 수 있어 이국적 느낌도 들게 한다. 유채밭은 가을이면 메밀밭으로 변하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9월부터 10월까지 메밀꽃 개화 시기에 선학동유채마을을 찾는다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영덕, 지품면 복사꽃길

낙원, 살고 싶은 곳이란 뜻의 무릉도원. 중국의 고전이야기 속 무릉도원은 복숭아꽃(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경상북도 영덕에는 이야기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복사꽃이 아름다운 곳이 있다. 4월 초중순이면 영덕 지품면 구릉과 오십천 일대에 복사꽃이 피어 무릉도원을 이룬다. 워낙 넓게 분포되어 있어 산책과 드라이브를 통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영덕 지품면 신안리는 복사꽃향기마을로 불린다. 복사꽃이 필 때면 꽃향기가 진동을 하기 때문이다. 삼화2리에 위치한 영덕복사꽃마을 주변도 온통 복숭아밭으로 복사꽃 향기를 만끽하기에 좋다. 복사꽃 향기를 즐긴 뒤 근처에 위치한 목은이색기념관, 칠보산자연휴양림, 장육사 등 영덕의 명소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거제, 공곶이의 수선화길

경상남도 거제시의 공곶이는 다양한 꽃길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대중교통이나 자가운전자 모두 예구마을 북쪽 물량장 주차장에서부터 산책이 시작된다. 공곶이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의 은신처였으며, 강명식·지상악 부부가 처음에는 귤나무를 심었고 한파로 동사하자 대신 동백나무와 수선화를 심어 가꾸기 시작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바닷가 산기슭을 걷다 보면 야왜나무 숲길을 처음 만날 수 있고, 조금 걷다 보면 동백나무 터널을 만날 수 있다. 동백꽃은 3월이면 대부분 지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동백나무 터널을 조금 지나면 노란 수선화가 장관을 이룬다. 수선화 꽃밭 사이로 난 길은 몽돌해변까지 이어진다. 공곶이의 수선화꽃길을 걷는다면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거나 꽃을 꺾어서는 안된다. 공곶이는 여전히 노부부의 일터다.

공곶이 여행이 아쉽다면 인근 옥화마을을 방문해도 좋다. 벽화마을인 만큼 볼거리가 풍부하고 해상 덱을 설치한 해안거님길(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공곶이 인근에 있는 매미성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을 위한 사진 촬영에 안성맞춤이다. 매미성은 2003년에 부산·경남 지역을 강타한 태풍 매미에서 이름을 딴 매미성은 개인이 다음 태풍을 대비해 쌓기 시작,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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