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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세계랭킹 1위도 오래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여러차례 우승했다. 이번 시즌도 시작부터 뜨거웠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PGA 통산 28번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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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길로이의 '그랜드 슬램' 달성은 매우 쉬울 줄 알았다. 데뷔 5년 만에 US오픈을 제패했다. 이듬해인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 오픈 트로피까지 품었다. 2014년은 PGA 챔피언십 두 번째 우승까지 더했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마스터스 우승의 상징인 '그린 재킷'을 곧 입을 거라 예상하는 전문가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그랜드 슬램'의 압박은, 천하의 맥길로이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매 시즌 '이 대회만 우승하면'이라는 얘기가 맥길로이의 어깨를 짓눌렀다. 여기에 마스터스가 쉬운 무대인가. 골프 선수들이 꿈꾸는 최고의 무대다. 그만큼 코스 세팅도 어렵고, 대회장 긴장감도 남다르다. 한 두 번 우승 기회가 물건너가자, 맥길로이도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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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일찌감치 큰 대회에서 2승을 하니 기대감이 하늘을 더욱 찔렀다. 여기에 컨디션도 좋았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앞선 단독 선두였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2위에 4타나 앞서다 최종 라운드 망가진 2011년 대회가 생각나서였을까. 맥길로이는 1번홀 더블보기를 치며 위기에 빠졌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한 홀 만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맥길로이는 무너지지 않았다. 3, 4번홀 연속 버디로 살아났다. 디섐보는 따돌렸다. 하지만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따라왔다. 라운드 중반 단독 선두 자리를 로즈에게 내주기도 했다. 로즈가 11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맥길로이는 17번홀 버디로 12언더파가 됐다. 18번홀만 파로 막으면 꿈에 그리던 우승이었다. 하지만 긴장을 이기지 못했는지,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진 여파로 통한의 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마지막 짧은 퍼트도, 평소같았으면 90% 이상 넣었을 난이도의 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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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길로이가 14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총상금 2100만달러)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29승, 11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 우승 상금 420만달러(약 60억원)도 중요했지만 역대 6번째 '그랜드 슬램' 달성 타이틀 외에 의미가 있는 건 없었다. 17번째 도전 만에 자신의 골프 인생 '한'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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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길로이는 현장 인터뷰를 통해 "꿈이 이뤄져다. 골프 인생 최고의 날이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 것, 실망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것에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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