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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조카의 난' 2라운드 본격화…박철완, 경영복귀 의지 피력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2-02-23 10:07 | 최종수정 2022-02-23 17:14


금호석유화학이 또 한 번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박철완 전 상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주제안을 내놓으며 숙부인 박찬구 회장과 전면전에 나선다. 박 전 상무는 선친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까지 언급, 경영복귀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 회사에 발 디딜 곳 없이 1년간 야인생활을 청산, 개인 최대주주로서 비전 경영을 제시하는 경영자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경영권 분쟁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정리될 전망이다. 금호석화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주총에서도 승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박 회장의 고액보수와 불법취업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투명성과 가치 제고 안건 등 주주제안 발송

23일 재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최근 금호석화에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안건이 담긴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주주제안에는 2명의 사외이사 후보 명단과 배당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주총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안건을 표결하게 된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8.5%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 주주로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0.16%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호실적임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의 투명화·합리화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주주제안을 발송했다"며 "추후 주주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반 주주들에게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초 박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뒤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획기적인 고배당안과 경영진·이사회 변화를 내건 주주제안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벌였지만, 주총 표 대결에서 박 회장 측에 완패했다. 금호석화는 주총 직후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박 전 상무를 해임했다.

박 전 상무는 올해 제시한 주주제안을 바탕으로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일례로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에 주주제안을 발송한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금호석화와 OCI가 맞교환한 자기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금호석화는 합작사를 세우기로 한 OCI와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31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동일한 가치의 OCI 자기주식과 맞교환한 바 있다. 금호석화는 보통주 17만1847주를 OCI에 제공했고, 이는 금호석화 전체 주식의 0.57% 규모다.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호세력,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박 전 상무는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해 10.16% 지분율을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지만, 박찬구 회장(6.69%)과 박준경 금호석화 부사장(7.17%), 장녀 박주형씨(0.98%) 등 총 지분율 14.84%에는 미치지 못한다. 주총 전까지 국민연금(7.92%)이나 소액주주(61.41%) 등 주주를 얼마나 우군으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주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상대방의 우호지분을 줄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박 전 상무가 금호석화의 자기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전 상무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린'은 "상법상 회사의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제삼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며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우호 주주에게 신주를 발행한 것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석화는 자사주 교환의 배경에 대해 전략적 사업 제휴 관계라는 입장이다.

경영복귀 의지 강력, "미래 먹거리 창출 필요"

박 전 상무는 경영복귀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주주제안에 이어 지난 21일 자료를 통해 "선친의 20주기를 맞은 올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함께 세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지만 아직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선친을 뵐 면목이 없다"며 "금호석유화학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경영자로 복귀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 최대 주주로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고, 각계의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내달 주총을 앞두고 낸 주주제안에서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석화는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과 관련해 여유로운 모습이다. 지난해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주주제안 내용이 적어 올해에도 주총 표 대결 우위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박 회장이 지난해 6월 대표이사를 포함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만큼 경영권 분쟁에 직접 나서기 쉽지 않은 점, 지난해 주총에서 문제가 됐던 주요 경영진의 배임 등 법적 책임 및 불법 취업 관련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점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는 점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주시하고 있는 눈치다. 해당 문제가 부각될 경우 ESG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호석화는 관계자는 주주제안 등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주주제안을 받고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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