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은 완치가 어려워 악화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표적인 녹내장 발생 위험인자는 고도근시다. 그러나 근시와 녹내장의 상관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김안과병원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고도근시가 녹내장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44.9%로 절반이 되지 않았다.
가족력도 녹내장 위험인자에 포함된다. 가족력은 유전과는 다른 개념인데, 유전이란 특정 정보가 자손에게 전달되어 자손이 질병을 물려받는 것을 뜻하지만, 가족력은 유전과 생활습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차 직계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을 경우,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9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스테로이드의 장기간 사용 또한 녹내장의 위험인자로 꼽힌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을 장기간 투약하거나 복용하게 되면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의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포도막염이 있으면 방수 유출에 관여하는 섬유주에 영향을 주어 염증 자체가 안압을 높이기도 하고,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제제 때문에 안압이 상승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안과뿐만 아니라 피부과, 외과 등에서도 다양한 질환의 치료를 위해 처방할 수 있고, 주사와 연고 등에도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밖에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혹은 당뇨병이 있거나 과거 안압이 올라간 병력 등이 있다면 녹내장 발병 위험이 높은 편에 속한다. 또, 눈 쪽에 외상을 입은 경우에도 홍채와 각막 사이 방수(물)가 빠져나가는 곳인 전방각에 상처가 생겨 섬유주를 포함한 전방각의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정종진 전문의는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지만, 조기 발견을 통해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며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녹내장 검사를 비롯한 정기 안과 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며, 특별한 질환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에서 녹내장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40세 이상인 경우 꼭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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