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온도와 건조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비염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 맘때 나타나는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증상은 대부분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코감기로 알려진 급성 비염이 대부분이다.
알레르겐(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항원) 또는 바이러스가 코점막을 자극해 염증이 생기면서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염이 오래되면 부비강(콧구멍이 인접해 있는 뼈 속 공간)은 바이러스나 세균 증식이 쉬운 환경이 되면서 부비강염(축농증)이나 중이염으로 진행된다. 만성화되면 호흡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두통,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로 학업 및 업무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심하면 후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급성비염은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로 호전될 수 있고, 필요하면 혈관 수축제를 사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겐이 파악된 경우라면 소량의 알레르겐을 투여하고 차츰 농도를 높이면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면역요법을 적용해볼 수 있다.
그러나 비강(콧속)의 구조적 변형을 동반하는 질환은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비강 내 특정 부위가 좁아지거나 연골이 휘면서 생기는 '비중격만곡증' 또는 '비벨브 협착'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약물은 증상 완화 효과는 있지만 일시적이다. 구조적 변형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른 질환이 없음에도 계절에 상관없이 1년 내내 코가 막히고, 콧물과 목에 가래가 생겨 불편함을 느낀다면 비중격만곡증이나 비벨브 협착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비중격만곡증은 생소하지만, 유병률은 약 60~70%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비중격은 코 중앙에서 좌우를 나누는 벽 역할을 하는데, 연골 조직이기 때문에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쉽게 휘어질 수 있다. 비벨브는 비강 위쪽 공간에 내비밸브와 외비밸브 사이에 있는 좁은 길로 호흡 조절 역할을 한다. 이 길이 좁아지는 것을 비밸브 협착이라고 한다.
이 두 질환은 기능적 문제 뿐 아니라 코가 휘거나, 좁아진 공간 탓에 콧대가 낮아질 수 있어 치료와 함께 미용상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 수술 방법은 초음파, 고주파, 레이저, 미세절삭 등 다양한데 환자 상태를 정밀하게 검사한 후 수술 가능 여부와 수술 방법을 선택한다.
신동주 전문의는 "비염은 '수술로 완치한다' 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질환으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지만, 수술로 눈에 띄는 증상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재발해도 대부분 경증"이라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미세먼지와 담배 연기 등 코에 자극적 요인은 최대한 차단해야 하며 겨울철 과도한 난방을 피하고 적정 실내 온도(20~24℃)와 습도(50~60%)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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