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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뼈닥터' 이수찬의 솔직한 관절톡] 고관절염을 대하는 의사의 자세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1-01-28 09:47


 ◇엑스레이에서 확인이 어려웠던 고관절 골절이 MRI영상(오른쪽)을 통해 보이는 모습.



고관절염이 생기면 당연히 통증이 심하고 거동이 불편해진다. 하지만 고관절염은 증상이 허리디스크와 구분이 안 돼 고관절염임을 모를 수 있다.

고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모두 골반에서부터 다리가 저리고 당기고, 허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이처럼 증상이 여러 면에서 비슷해 처음에는 허리디스크로 판단해 디스크 수술을 했다가 수술 후에도 계속 아파 다시 고관절 수술을 하고 낫는 경우가 아주 간혹 있기도 하다.

하지만 고관절염과 허리디스크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고관절에 염증이 있을 때는 아파서 양반다리를 잘 못한다. 또한 걸을 때나 계단을 내려올 때 체중이 고관절에 실리면서 충격을 주어 울리는 느낌과 통증이 심하다.

반면 허리디스크나 협착증의 경우 양반다리가 잘 된다. 또 걸을 때 충격이 고관절까지 내려가지 않아 허리는 아프지만 골반까지 아프고 울리지 않는다.

고관절염은 허리디스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병이다. 고관절염은 고관절 골절의 후유증으로 생길 수도 있다.

고령의 어르신의 경우 고관절 골절을 제때, 잘 치료하지 않으면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20%에 이르니 같히 조심해야 한다.

필자가 전문의가 되어 처음 맞는 겨울 어느 날이었다. 같은 병원 가정의학과에 근무하는 지인 어머니가 고관절 골절로 응급실에 오셨다가 입원하셨다. 지인의 어머니라서 더 잘 봐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고관절이 아프신 건 알았지만 막상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골절 부위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타박상으로 보고, 누워서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지인에게도 그렇게 설명하고 기다려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필자의 예상과 달리 지인 어머니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통증을 호소했다. 혹시나 싶어 CT 촬영을 했더니 골절이 보였다. 골절로 인해 고관절에 염증이 생겨 많이 아프셨던 것이다. 아차 싶었지만 지인은 이미 나에 대한 신뢰를 잃어 어머니를 모시고 다른 병원으로 가버렸다.

'처음부터 CT를 찍을 걸'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당시에는 CT 검사가 의료보험이 안 되었다. 엑스레이 상으로는 골절이 보이지 않았는데, 의료보험이 안 되는 비싼 CT 검사를 권해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잘해드리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고관절 골절을 놓치고, 지인의 신뢰도 놓치니 후회막급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많이 일어난다. 처음부터 할 수 있는 검사를 다 해 아주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 좋은지, 처음에는 최소한의 검사만 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다음 검사를 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는 의사들이 많을 것이다.

수술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관절을 수술할 때 손상된 부위를 다 절제할 것인지,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살릴 것인지 여전히 고민스럽다. 하지만 최근 정확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주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 수술을 이용하면 이러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도움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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