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국내 첫 경피적 대동맥판막·승모판막 동시 시술 성공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2-25 11:47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장기육·정해억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국내 처음으로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증과 대동맥판막 협착 등 복합 질환을 앓고 있는 박모(77) 할머니에게 경피적으로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을 동시에 교체하는 시술에 성공했다.

박 할머니는 10년 전 심장의 승모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중증 승모판막 협착증으로 가슴을 여는 수술인 승모판막 치환술을 받았으나, 최근 갑작스레 찾아온 승모판 조직판막의 이상으로 역류현상이 심해지면서, 폐부종(저산소증과 심한 호흡 곤란을 야기하는 상태)과 늑막삼출(폐와 흉벽을 구분하는 막인 늑막의 두 층 사이에 액체가 고이는 상태)이 발생해 입원했다.

이후 시행한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증(좌심방과 좌심실 사이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혈류가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역류되는 질환)과 함께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대동맥판막 협착은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피가 유출되는 부위에 있는 판막인 대동맥판막이 좌심실이 수축할 때 잘 열리지 않는 질환)도 발견되어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두 가지 모두 새로운 인공판막으로 치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임상적으로 고령의 환자로 쇠약정도가 심한데다, 수술을 한차례 이상 시행한 병력을 가진 분들은 재수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술기적 어려움과 위험도가 높아 대부분 약물로만 증상을 개선하는 것 외에 치료법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 치료도 급히 승모판막 치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고령의 환자로 쇠약정도가 심하며, 이미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추게 하는 판막수술을 한차례 받았었기 때문에, 다시 수술을 받기는 위험했다.

장 교수팀은 두 판막을 경피적으로 치환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 국내 최초로 수술 대신 혈관을 통해 타비(TAVI)시술을 시행하고, 바로 이어 경피적으로 승모판막을 이식하는 새로운 시술법을 시행했고, 환자는 상태가 호전되어 5일 만에 건강하게 걸어서 퇴원했다.

경피적 승모판막 치환술(TMVR)은 대퇴정맥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통과시켜 심장의 우심방으로 접근한 이후, 심방중격(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의 벽)에 인공적인 구멍을 뚫은 다음, 이 구멍을 통하여 인공 판막을 승모판에 삽입하는 시술이다.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것 보다 시술 기법이 더 복잡하고 정교해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최신 기법이다.

심뇌혈관병원 TAVI팀은 세계적으로 드물고 국내에서도 아직 시행되지 않았던 최신 심장 치료법인 경피적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치환술을 한번의 시술로 동시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고령의 심장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의 경우, 장 교수팀은 이번이 세 번째 성공이며,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총 6명에게 시행되었다.

장 교수는 "타비시술의 경험과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의 연이은 성공으로 이번 동시 치환 시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고령화에 따라 심장 수술이 어려운 심장질환 환자들이 안전한 시술로 새로운 삶을 다시 영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국내 첫 경피적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동시 시술을 받은 박모(여, 77) 환자와 순환기내과 장기육, 정해억 교수가 퇴원 전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장기육 교수, 박모 환자 부부, 정해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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