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천희 가구' 하이브로우, 캠핑 열풍 속 연이어 상한가 '전문성으로 롱런'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0-12-18 08:22


 ◇이천희(왼쪽)·이세희 형제는 목공이라는 취미를 공유하다 '하이브로우'를 론칭하게 됐다.
 사진제공=하이브로우

'배우 이천희 가구'로 알려진 '하이브로우'가 최근 '캠핑 열풍'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연예인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 진정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업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것.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활동'이 모두 가능한 캠핑 열풍이 불면서, 올해 캠핑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00만명 수준이었던 캠핑 인구는 올해 상반기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도 발빠른 캠핑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캠핑용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이 '대세'로 떠오를 정도다.

이 중 국내 브랜드인 하이브로우는 올들어 협업 러브콜이 세자릿수에 이를 정도로 '핫'하다. 식음료,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업계와의 콜라보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하이브로우가 연예인인 이천희의 인지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문성을 갖추고 진정성 있게 다가간 것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업 론칭 후 7년간 경험을 쌓으며, 고품질을 바탕으로 '반짝 인기'가 아닌 '롱런' 대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하이브로우'의 시그니처 제품인 '밀크박스'(오른쪽)와 스툴.  사진제공=하이브로우
7년전 밀크박스 300개로 시작…진정성·전문성 더해 인지도 ↑

지난 2013년 배우 이천희가 건축가인 동생 이세희씨와 함께 론칭한 '하이브로우(HIBROW)'는 '희(HI)+형제(BRO)'에서 나온 이름이다. 아버지 농장에 있던 창고에 공방을 꾸미고 취미로 가구를 만들던 형제의 '작품 표시'가 브랜드명이 됐다.

이천희가 미국 촬영을 갔다가 노숙자가 사용하는 것을 보고 상품화한 '밀크박스'는 하이브로우의 시작이자, 시그니처 아이템이 됐다. 7년 전 우연히 300개나 만들게 되면서, 사업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밀크박스'는 우유·맥주를 담는 플라스틱 상자의 칸막이를 없앤 형태로, 고급스런 우드 상판으로 의자·탁자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다용도 수납박스'다. 어깨에 맬 수 있는 스트랩, 박스를 담을 수 있는 대형 타포린백까지 밀크박스 액세서리도 다양하다. 출시 이후 캠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제품이기도 하고, 지난 2018년 '효리네 민박'을 통해 화제가 되면서 연간 4만~7만개씩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로우 대표 상품'이다.

하이브로우 제품 라인업은 '밀크박스'로 알려진 '캐리어박스'를 비롯해 캠핑용 의자와 식기 등 캠핑 용품은 물론, 캐리어박스를 활용한 가정용 수납 가구, 서핑보드 및 바이크 액세서리, 의류 및 가방, 장갑 등 패션소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캠핑 열풍이 불면서, 콜라보를 원하는 업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해 하이브로우의 인기는 '상한가'다. 올들어 100건 가량의 콜라보 제안이 들어왔고, 할리스, 삼양, 호가든 등 식음료는 물론, 아모레퍼시픽, 코오롱인더스트리 등과 굵직한 협업을 여러 차례 성사시켰다.

이세희 하이브로우 대표는 "공인인 형의 이미지 때문에, 콜라보 업체 선정에도 신중을 기하는 편"이라면서, "지나치게 상업적인 것보다는 하이브로우 제품의 다양한 활용도를 제안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동생 이세희씨가 하이브로우의 대표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지만, 이천희 역시 디자인과 제품 아이디어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동 대주주'인 형제는 지금도 매주 월요일 회의에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눈다. 매장 건물을 짓고 가구 짜넣는 일도 직접 해나가면서, 취미를 넘어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 '단순 부업'이 아닌 '사업가'로서의 진정성 또한 하이브로우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셀럽들이 론칭한 브랜드들이 '이름값'에 기대 '반짝 인기'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롱런한 브랜드들은 꾸준히 '품질 경영'을 추구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하이브로우 역시 품질을 바탕으로 한 입소문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차근차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원도 원주시에 자리잡은 '하이브로우타운'에서는 쇼룸과 마켓, 카페와 공방 등 '하이브로우'의 모든 것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하이브로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추구…캠핑장에서 집으로 영역·용도 확대

하이브로우는 창업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사업화한 대표적인 예다.

목공이라는 공통의 취미를 갖게 된 형제가 의기투합해 사업을 시작했고, 역시 취미인 캠핑을 통해 사업 아이템들을 발굴해 냈다.

이세희 대표는 "직접 경험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검증하기 위해 백패킹, 서핑, 카누·카약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접하는 형의 안목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진가가 드러나는 곳이 바로 강원도 원주 지정면의 '하이브로우타운'이다. 선박학교를 개조하고 추가로 건물을 짓고, 가구들을 만든 형제의 땀방울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서울 이태원의 쇼룸을 과감하게 접고 최근 원주에 새롭게 자리잡은 '하이브로우타운'에는 하이브로우 상품을 전시·판매하는 마켓을 비롯, 늘 새로운 테마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 비스트로&카페 '하우스트'와 넓은 공방, 목공 체험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중단됐지만, 올들어 두차례 '우드 카빙 클래스'를 운영하는 등 체험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7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어려움도 여러 차례 겪었다. 2015년 투자를 받기 위해 IR을 준비하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가장 큰 고비는 '브랜드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었다.

소프트한 우드로 대중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어했던 형과, 건축 설계를 했던 동생의 완성도 높고 고급스런 가구 제작 의지가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았다. 근 2년간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현재의 하이브랜드 제품이 견고함과 실용성을 갖추게 된 것은 그 접점이자, 결실이다. 사업가로서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캠핑 브랜드로서의 '한계'도 고민의 주제였다. 초창기 캠핑 용도로만 쓰이던 캐리어박스가 카페·공방 등 매장에서 인테리어 용품으로 사용됐고, 최근 2-3년 사이 가정집에서도 '홈가구' 역할을 하게 되면서 브랜드 확장에 대한 고민 또한 깊어졌다. 지난해부터는 '캠핑 용품이지만 집에서도 활용 가능한' 차별화된 디자인에 관심을 더 기울이고 있다. 캐리어박스를 기본으로 한 협탁, 수납장 등도 그 연장선에 있다.

'캠핑 열풍'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인테리어' 열풍 또한 하이브로우의 향후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16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II'에 따르면, 올해 가구와 인테리어 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5%, 15% 늘었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캠핑을 위한 경량화보다 다양한 컬러 등 홈가구로서의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하이브로우의 캐리어박스가 어느 집에나 하나씩 있는 날을 기대한다"며 '국민 수납박스'를 향한 포부를 밝혔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비해, 다양함을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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