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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뼈닥터' 이수찬의 솔직한 관절톡]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다 병은 아니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2-10 09:40


◇연골과 뼈의 끝부분이 부서지고, 염증이 생겨 괴사된 박리성 골연골염의 MRI영상장면.



약 7~8년 전 20대 중반 환자가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며 내원했다. 그 동안 소리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던 모양이다. 이제는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지고, 심지어는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진료실에서 간단한 검사로 소리가 나는지 살펴보았는데 소리가 안나 약만 주고 돌려보낸 적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환자가 또 왔다. 이번에는 내 귀에도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의심이 가는 병이 있어 확인하고자 MRI를 찍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뼈 조각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박리성 골연골염'이었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외상이나 혈액순환 장애로 연골과 연골 아래에 있는 뼈가 손상되는 병이다. 방치하면 연골이나 뼈가 부서져 조각이 관절 안에서 돌아다닌다. 환자의 경우 MRI 상에서 연골과 연골 바로 밑의 뼈 끝부분이 새까맣게 나타났다. 뼈에 염증이 생겨 괴사된 것이다. 괴사된 뼈에서 떨어진 뼈 조각이 무릎 안에 끼어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났던 것이다.

박리성 골연골염 초기에는 뼈 조각이 뼈에 붙어 있어 소리가 났다 안났다 할 수 있다. 본인은 확실히 소리를 느끼지만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는 안 나서 박리성 골연골염을 의심하지 못했다.

물론 처음부터 MRI를 찍었으면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환자 외에도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는 환자들이 많은데, 그때마다 MRI를 찍기는 어렵다. 자칫 과잉 진료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발견했더라도 고민은 여전히 남는다. 뼈 조각이 떨어져 있으면 수술로 제거해야 하지만 뼈 조각이 떨어지지 않았을 때는 석고 깁스만 해도 될 수 있다.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외에도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관절질환이 있다. 물론 관절에서 소리가 난다고 다 치료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다양하다.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나기도 하고, 손가락 마디에서도 뚝뚝 소리가 나기도 한다. 움직일 때 고관절에서도 소리가 난다.

하지만 통증이 없으면 소리가 나도 겁먹을 필요가 없다. 무릎의 경우 보통 인대나 힘줄이 관절을 스치면서 마찰을 일으켜 소리가 난다. 무릎이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도 이런 소리는 날 수 있다.

손가락 마디를 꺾을 때 나는 소리는 손가락 마디 안의 공간이 확장되면서 관절 안에 있는 윤활액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나는 소리다. 이런 소리는 병적 질환이 아니므로 통증이 없다면 치료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무릎에서 '덜거덕덜거덕' 소리가 나며 힘이 빠지고, 오그렸다 폈다 할 때 걸리는 느낌이라면 무릎의 반월상 연골이 찢어졌을 수 있다. 초생달 모양이어서 반월상 연골이라 불리는 이 연골은 쿠션 역할을 해 무릎에 실리는 체중을 덜어주고 무릎의 균형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무릎에서 '뿌드득뿌드득' 소리가 난다면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무릎에 손을 댄 상태에서 다리를 앞뒤로 움직여보면 소리가 느껴진다. 이 소리는 뼈 연골이 닳아 울퉁불퉁해진 상태에서 움직일 때 뼈가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이다.

통증을 동반하는 소리는 어떤 소리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방치하면 관절이 더 망가져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에는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더 정확하게 해 수술 효과도 좋고, 인공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자기 관절만큼 좋은 것은 없다. 미리 소리가 나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 가능한 한 오래도록 자신의 관절을 쓰는 것이 현명하다.
도움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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