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해 정보 빼내…미국 뒤흔든 중국 스파이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20-12-09 11:36



중국 국적 여성이 미국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포함한 유력 정치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스파이 활동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크리스틴 팡이라는 이 중국인 여성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었던 2011년부터 5년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지역 유력 정치인들을 상대로 첩보 활동을 벌였다. 악시오스는 1년간의 심층 취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팡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대학에 등록해, 대학 중국 유학생협회 회장을 맡아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정계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중국인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 곳으로 팡의 회장 경력이 미국 정치인에게 먹혔다. 팡의 타깃은 전도유망한 캘리포니아 지역 정치인들이었으며, 주로 선거 자금 모금에 도움을 주거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 혹은 육체관계까지 맺는 방식으로 정치인들에게 접근한 뒤 정보를 빼냈다.

팡은 미국 시장(市長)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2014년 한 시장 모임에서 중서부의 한 도시 시장은 팡을 '여자 친구'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오하이오주의 한 시장과는 자동차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FBI가 확인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당시 그 시장이 팡에게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팡이 수집한 정보 중에는 정부 관료들의 습관, 기호, 스케줄, 사회관계, 사생활과 관련한 루머까지 각종 내밀한 정보들이 수집됐다.

팡의 공략 대상 중 대표적인 정치인은 현 연방 하원의원인 민주당 소속 에릭 스왈웰이었다. 팡은 2014년 스왈웰의 재선 유세 당시 선거 자금 모금 활동에 참가했다. 그의 사무실에서 인턴 직원을 채용하는 데도 도움을 줄 정도로 스왈웰 측과 같한 관계였다. 2015년 FBI가 스왈엘 의원 측에 팡에 대해 주의할 것을 알린 직후 팡은 돌연 미국을 떠났다.

스왈웰 의원 측 관계자는 "(팡을) 최근 6년 동안 보지 못했으며, 모든 정보를 연방수사국(FBI)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중국 여성 스파이 연루 의혹에 대해 최소한 부정하지는 않은 것이다.

악시오스는 "팡의 활동은 오바마 행정부 때의 일이었지만, 중국의 입김이 작용하는 이런 식의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지속됐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국 방첩 기관의 집중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직 미 고위 정보 관련 당국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팡은 수많은 요원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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