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가이드-백내장] 50대 이하 중년층 수술 증가…난시 후유증 적은 치료법 찾아야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2-03 10:12


겨울철은 백내장 수술이 급증하는 시기다.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 백내장 수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검사와 수술이 과잉으로 이루어지거나 노안 해결을 명분으로 비싼 다초점 렌즈 수술이 증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과전문의들은 백내장은 꼭 해야 하는 수술이지만 그 과정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수술이며, 이미 노화가 진행된 눈에 하는 수술이기 때에 안전과 정확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백내장 수술을 올바로 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안과 전문의로부터 들어본다.

노인성 질환이지만 최근 50대 미만 수술도 급증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질환이자 실명의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하고 딱딱하게 굳어 빛이 수정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노화 뿐만아니라 눈에 외상을 입거나 당뇨 합병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자외선은 수정체의 단백질을 변성시켜 노화를 가속한다.

백내장 초기에는 눈이 침침하고 빛과 사물이 퍼져 보인다.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희미하거나 눈부심 등 증상이 생긴다. 색상이 왜곡되어 보이기도 하며, 근시·복시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또한 이 시기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주맹증(晝盲症)이다. 어두운 곳 보다 밝은 곳에서 사물이 더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다. 말기에 이르면 동공이 흰색으로 변하고, 계속 방치하면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최악의 경우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로 진행을 늦추거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이 받는 33개 주요 수술 중 백내장수술이 가장 많았고 증가세도 가파르다. 백내장 수정체 유화술을 받은 환자가 2015년 1만7656명에서 지난해 3만918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시행하는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1만7881명에서 3만1090명까지 늘었다.

노령인구 증가가 주요한 원인이지만 50대 이하 중년층의 수술 증가도 눈길을 끈다.

2018년 기준 50대의 백내장 수술건수는 2015년과 비교해 54.2%나 폭증했으며 40대 수술 건수도 31.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23.5%)와 70대 이상(7.5%)의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몇 년 사이 노안 수술이 붐을 이루며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해결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이 늘어난 원인이 큰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안과전문의)은 "아직 수술 단계가 아닌데도(초기백내장) 노안을 해결하고자 무리하게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려고 해서는 곤란하다"며 "불필요한 의료비 증가도 문제지만, 환자에 따라 렌즈 적응에 곤란을 겪기도 하고 난시가 생기는 등 후유증이 올 수도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내장 수술, 난시·안전성 높이는 수술방법 살펴야

전문의들은 이런 문제 못지않게 백내장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이 살펴야 할 것이 난시 여부와 안전성이라고 조언한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2.2~2.8㎜ 정도 절개한 뒤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새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이때 각막을 절개하면서 안구모양을 유지하는 힘, 즉 각막의 인장력이 달라져 마치 럭비공처럼 찌그러지며 난시가 새로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수술 전 자신의 난시여부를 정확하게 검사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수술 과정에서도 난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난시 축과 절개 위치를 고려한 정확한 시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칼리스토아이 (CALLISTO eye)로 불리는 난시추적 항법장치가 도입돼 백내장 수술 전후 정확하게 난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안전성을 높이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절개 단일공 수술이나 생리식염수를 활용한 수술 방식도 최근 도입되고 있다.

보통 백내장을 수술할 때는 안구를 절개해 3곳의 미세 구멍을 만들어야 한다. 안구의 모양을 동그랗게 유지하는 물질(점탄물질)을 넣고 오래된 수정체를 깨뜨려 새 인공수정체를 넣은 통로를 만든다. 하지만 각막을 통과하는 펨토초 레이저와 수정체를 눈 속에서 돌리면서 빼내는 새로운 수술법(리볼버 테크닉)을 이용하면 구멍 하나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구멍 3곳 보다 1곳만 뚫으면 각막 손상이 줄어 수술 후 빛 번짐 우려가 줄고 회복이 빨라 안전성이 높아진다.

인공 점탄물질 대신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수술도 안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시에는 안구모양을 동그랗게 유지하고 내피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수정체 앞쪽에 점탄물질(안방수)을 넣는다. 하지만 수술 이후 점탄 물질이 눈 속에 남으면 안압이 높아질 수 있고 녹내장과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물질을 넣고 빼는 과정에서 각막이 손상될 수도 있다.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과 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정영택 원장팀이 올 가을 대한안과학회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인공적인 점탄물질 생리식염수(평형염액)을 사용하면 수술 후 제거하지 않아도 안압이 상승하지 않으며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백내장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부기 원장은 "백내장은 발병하면 한번은 꼭 받아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더 나은 결과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난시, 단일구멍 수술, 생리식염수 사용 등 최소절개, 간결한 수술 과정을 통해 각막 손상을 줄일수록 시력의 질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회복이 빠르고 염증이나 출혈, 시력감퇴 등 우려가 적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에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후 12시부터 3시 사이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사계절 관계없이 모자나 선글라스 등을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UV400' 인증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자외선을 99% 이상 차단하는 렌즈를 사용한다. 렌즈의 색상은 선글라스 알을 통해 눈이 보이는 정도인 75~80% 정도의 농도가 적당하다.

아울러 평소 눈에 충격이나 외상을 입지 않도록 생활 속에서 눈을 보호하는 노력을 해야 하며,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정기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대표적인 노인성질환이자 실명의 원인인 백내장은 조기 발견과 환자 상황별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김지선 원장이 백내장 수술을 하는 모습.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이 환자의 눈 상태를 진료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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